생물학

진화하는 분자 시스템

existence_of_nothing 2021. 3. 24. 09:00

 

#생물학

 

진화하는 분자 시스템... 생명의 정의 중 하나이다. 소립자들이 원자를 이루고, 원자들이 다시 local minimum point에서 결합하여 분자구조를 이룬다. 분자들은 정보를 이루고, 정보에 따라 다시 분자들을 재조합한다. 이 과정은 수억년의 시간과 셀수 없는 많은 시도를 통해서 고도로 정교한 분자 공장을 저절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것들의 원리를 느꼈다면 우주가 이렇게 커야 하는 이유, 우리가 이렇게 작은 것들로 만들어진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세균들에게 삶의 의미가 있을까... 적어도 인간들에게는 그 질문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주에게 인간들의 개별적인 삶의 의미가 있을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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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al dogma 이론에 따르면 단백질은 DNA -> RNA -> Protein의 순으로만 합성될 수 있다. 이제 일방향적인 연결고리가 생기면 항상 나오는 닭과 달걀의 문제가 대두된다. 대체, DNA로부터 RNA, RNA로부터 Protein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은 누가 만등겨? 단백질이 먼저 잔혀… 아니여, 단백질을 합성하려면 정보가 필요한데 DNA가 없이 우찌 단백질이 저절로 생겨…. 아직 인간들은 정확한 답을 모른다. 그러나, RNA가 효소와 정보 복제의 두가지 기능을 수행했을 것이라는 RNA-world 이론이 요즘은 유행이다.

 

 

단백질은 먼저, mRNA 의 설계도데로 rRNA 리보솜에서 1차 아미노산 펩티드 결합을 생성하고, 인접한 원소들 간의 수소결합에 따른 2차 구조, (alpha/beta helix)를 형성한다.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2차 구조는 local information 만 사용하기에 비교적 간단히 결합이 생기고 그 구조는 거의 동일히다. 뱅글뱅글 도는 구조이거나, 병풍처럼 접히는 구조이다. 이제부터 형상 기억합금처럼 저절로 3차원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부분은 global 하게, 멀러 떨어진 부분과 결합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 조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여기 저기 붙을 수 있는 끈적끈적한 실덩이를 가지고 있으면 한번에 제대로 붙을 수 있을까? 저들끼리 엉겨 붙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를 방지하고 제대로 3차원 구조를 형성하기 위하여 생명은 다시 샤페론 (Chaperon) 단백질을 등장시킨다. 

 

샤페론 단백질은 잘못 엉킨 실타래에 열을 가하거나 변형을 가해서 원래의 위치로 돌리는 등의 작업으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 형성을 돕는다. 샤페론의 종류는 Hsp60,70,90의 여러 종류가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리보솜에서 아미노산 체인이 방출되면 Hsp70들이 옆에 붙어서 뚝딱뚝딱 가공을 하여 3차원 구조를 조립한다. 그러나, 이미 심하게 엉겨 붙은 경우, 이는 불가능해지고 아래그림과 같이 불량 제품들도 만들어진다. 세포내의 대장장이인 것이다!!

 

HSp70 대장장이가 실패한 제품은 Hsp60 이라는 AS 센터에 잡혀가서 다시 두들겨 맞으면서 “너 제대로 클레, 걍 죽을레…”이런 숯한 고문을 당한 후에 수리가 되어 방출되기도 한다. 아래 그림에 고문실의 그림이 나타나 있다. 제대로 접히지 못한 단백질을 가두어 두고, 뚜껑을 막고 에너지를 사용하여 뚝딱뚝딱 수리하여 밖으로 방출한다.

 

이렇게 설득을 하고 타일렀는데도 제대로 못 큰 단백질은 별수 없이, 프로테아제라는 재활용 센터에 보내어서 분해된다. 물론, 자연에서 말 그대로 버려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해체된 아미노산은 다시 재활용되어 tRNA가 다시 리보솜 공장으로 실어 나르게 된다.

 

아무 단백질이나 재활용센터에 보내면 안되기에 단백질에 marking을 해야 한다. 이러한 marking 과정을 유비퀴틴화(ubiquitylation)라고 부른다. 재활용센터에서는 proteasome이라는 해체공이 기다리고 있다가 유비퀴틴(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이 붙은 단백질을 만나면 바로 원래의 아미노산으로 해체를 한다. 불량 단백질의 처리의 10~20%는 리조솜이 담당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유비퀴틴과 프로테아좀이 분해한다. 이러한 과정을 밝힌 연구자들이 200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다.

 

세포에서 만드는 단백질의 1/3 정도는 버려진다. 제대로 조립이 되어도 나중에 heat-shock, oxidization, chemical modification등의 환경요인에 따라 변형이 생긴다. 생명체는 존재를 위해서 이렇게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사투를 벌인다.  자연스러운 무생명의 형태가 아니라, 생명의 형태로 존재하기 위하여 이렇게 엔트로피에 반하는 수많은, 아름다울 정도로 정교한 동작들을 수행하는 것일까…

 

왜 무생명이 아니라 생명인가? 그냥 죽은 상태로 있으면, 아무런 희로애락도 어벗이 존재만 할 뿐인데... 왜 무엇인가가 태어나고, 무엇인가가 생각을 하고, 무엇인가가 고통과 희열을 느끼는가?

 

아직은 인간들이 밝혀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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