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수 있는가?
과학 얘기를 많이 하면 피로감이 가중 될 것 같아서 오늘 가벼운(?) 얘기를 해 보죠. 요즘 식사 후, 강신주의 무문관을 하루에 몇개씩 읽고 있습니다. "강신주의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수 있는가"라는 책입니다. 책을 찍은 사진은 없고, 인터넷에서 받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전에 게시한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기에 나오는 "불락인과"에 관한 화두 "백장야호"를 쫓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의 책 내용에 연결이 되더군요. 책을 살까 고민했는데 살 필요는 없었습니다. 이미 법보 신문에 책내용이 그대로 연재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화두는 선불교에서 해탈을 하기 위한 수행 방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불교에서 수행 방법을 나누면 크게는 선종과 교종으로 나뉘고 선종은 참선을 교종은 경전 위주로 수행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교종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니 돈오로 속성 해탈이 가능한 선종이 조금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하죠 ^^. 가장 큰 불교 종파인 조계종도 선종을 추구합니다.
선종의 수련 방법 중 간화선은 화두를 깊이 사유함으로써 깨달음을 얻는 방법입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화두를 던지고 그 화두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하여 깨닫습니다. 그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문서를 공안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몇개 되지 않는 화두였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늘어나서 1700공안으로 늘어납니다. 화두 하나 깨치는 1년이 걸린다면 1700년이 걸리는 것이죠.. 너무 많습니다. 이것들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48개의 화두를 정리한 것이 무문관 화두라고 합니다.
어떤 화두들은 대부분이 동의하는, 이해하는 방식이 비슷한 설명이 있는 반면 몇몇 화두들은 공통된 설명을 모르는 것들도 있습니다. 어제 만난 화두 하나를 소개합니다. 밴친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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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덕산탁발(德山托鉢)
어느 날 덕산(德山) 화상이 발우를 들고 방장실을 내려갔다. 이때 설봉(雪峰) 스님이 “노스님! 식사 시간을 알리는 종도 북도 울리지 않았는데, 발우를 들고 어디로 가시나요?”라고 묻자, 덕산 화상은 바로 방장실로 되돌아갔다. 설봉 스님은 암두(巖頭) 스님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암두 스님은 말했다. “위대한 덕산 스님이 아직 ‘궁극적인 한 마디의 말[末後句]’을 알지 못하는구나!” 덕산 화상은 이 이야기를 듣고 시자(侍者)를 시켜 암두 스님을 불러오라고 했다. 덕산 화상은 암두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암두 스님은 아무도 안 들리게 자신의 뜻을 알려주자, 덕산 스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덕산 화상이 법좌(法座)에 올랐는데, 정말 평상시와 같지 않았다. 암두 스님은 승당 앞에 이르러 박장대소하며 말했다. “이제 노스님이 궁극적인 한 마디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기뻐할 일이다. 이후 세상 사람들은 그를 어쩌지 못하리라.”
무문관(無門關) 13칙 / 덕산탁발(德山托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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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서 암두 스님이 덕산 화상에게 얘기한 내용을, 궁극적인 한 마디의 말을 "말후구[末後句]"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가 전한 말후구가 무엇이었을까요? 책을 읽거나 법보 신문을 읽으면 철학자 강신주가 이해한 말후구가 무엇인지가 나옵니다. 그러나,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아서 다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니 이 공안에 대한 해석이 여러가지더군요. 이진경의 해석도 있습니다.
밴친 분들은 암두 스님의 말후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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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리고, 김성동의 소설 "만다라"에 나오는 화두도 있죠. 영화에는 끝내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 화두는
“제가 병 속에다 거위를 키웠는데, 점차로 커져서 이젠 병에서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와서는 병도 손상시킬 수도 없고 거위도 손상시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거위를 병에서 꺼내겠습니까?”
어떻게 꺼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