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지구이야기

existence_of_nothing 2021. 4. 1. 10:09

 

최근 몇년 간, 나이가 듦에 따라 생활 패턴을 상당히 간소화하였다. 매일 6시에 기상을 해서 준비를 한후 7시 정도에 집을 나선다. 8시에 직장에 도착해서 드립 커피 한잔하고 음악을 듣거나/취미로 하는 바이올린을 연습하거나/조용히 명상을 한 후에, 과학 관련 읽고 싶은 기사들을 읽은 후에 업무를 시작한다.

 

오후에는 7시 정도에 직장을 나서면 8시 정도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하고 핵심 권력자에게 근황을 보고하고, 운동을 하면 대략 10시 정도... 10 ~ 12 사이에 책을 조금 보거나 잠자리에 든다. 예전에는 1주일에 두어번 술을 마셨지만, 최근에는 가능하면 1주일에 1번 이내로 하려고 노력한다. 아니면 생활 패턴에 교란이 와서 피곤하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글을 올리면, 올리기 위해서 예전에 적당히 정리한 채 두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효과가 있어서 좋다.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책을 그냥 한번 읽는 것과, 책에 있는 내용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은 이해도의 차이가 크다. 그러나, 그 반면에 아침에 글을 쓰다보면 20분~1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소중한 아침 시간을 거르게 된다. 모든 일에는 pro가 있으면 con이 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로버트 M 헤이즌의 "지구이야기: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로 푸는 지구의 역사"라는 책이다. 빅히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이고, 기초 지식이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cover 하는 내용이 많아서, 2~3 차례에 나누어 글의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인간의 역사는 고작 오천년 정도에 불과하다. 빅히스토리는 137억년 전부터의 얘기를 담담하게 기술한다.

 

책은 137억년 전부터 얘기를 시작한다. "뱅"으로 시작한 우주에서 최초에는 수소와 헬륨 정도의 원자만이 존재했을 것이다. 양자 요동의 불균일성, 진공의 불균일함으로 인해서 일부 지역은 물질이 뭉쳐서 별이 생겼다. 중력은 그들을 압축하는 핵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원소를 생성하였다. 초신성 불꽃 파티를 통해서 우주는 생명의 씨앗을 곳곳에 퍼뜨린다. 원소 중 가장 안정한 것은 철(원소기호 26번) 이다. 철보다 작은 원자는 핵융합을 통하여 철까지 생성하고 그 이상의 원자는 불꽃 파티의 와중에 생성된 것이다. 

 

저절로 존재가 생기고 생명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0이다. 우주가 무한 양태가 아니라면 설명이 어렵다. 최근 과학은 금기어인 평행이론을 조금씩 얘기한다. 지금 이 순간 세상은 무한 분화되고 그 중 생명이 탄생하는 세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우리의 스토리는 계속된다. 그 중 하나의 스토리는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핵전쟁이나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서 신생대를 마감하는 것일 것이다. 

 

지구의 탄생 시기에 수많은 이웃 별들도 같이 생성되었고, 작은 소행성들은 가차없이 주변 행성들을 맹폭격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의 이웃 별이 지구 질량의 40% 정도인 가상의 행성 "테이아"이다. 45억년 전 어느날, 테이아는 지구와 충돌하고 상대적으로 질량이 작은 테이아는 지구에 흡수되고 지구는 5500도로 달아 올라 규산염 암석들이 수증기처럼 녹아서 2만 km 상공까지 치솟는 암석 대기층을 만든다. 이 중 일부는 달을 만들고 달은 그 당시 5시간마다 맹렬하게 회전하던 지구의 자전을 느리게 하면서 지구로 부터 서서히 멀어져 갔다. 현재는 38만 km 지점에 머문 채 매 년 3.8cm 씩 멀어져 가고 있다.

 

암석 대기층은 식어서 마그마 비로 다시 지구로 떨어지면서 온도는 1600도까지 떨어지고 암석의 결정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먼저 지구 상에 흔한 광물인 마그네슘과 철, 규소가 결합한 최초의 암석, 감람석 (Mg/Fe₂SiO4) 깨알 결정들이 생성되고 이들은 덩어리진다. 철과 마그네슘의 밀도가 높기에 그들은 초기 펄펄 끓던 지구의 내부로 가라앉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회장석(CaAl₂(SiO4)₂)이 등장한다. 현재의 맨틀 상부는 감람석과 휘석으로 구성된 감람암 층이다.

 

지구의 내부는 저밀도 지각, 고밀도 맨틀, 금속성 핵으로 구성된다. 중심핵에는 주로 철이 액체 상태로 100만기압으로 존재한다. 그 액체의 대류현상에 따라 지구 자기장이 생기고, 자기장은 반 알렌대라는 자기장 벨트를  만들며, 그 벨트는 강력한 태양풍으로 부터 지구 생명들을 보호하고 있다. 자기장은 약 50만년마다 위치를 바꾸기에 미래의 자기장은 적도를 북쪽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뿐 아니라 100년마다 한번씩 자기장은 크게 요동을 친다. 지구의 내부는 액체이고 그들의 dynamics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감람암이 마그마속으로 가라앉는 동안, 지구 표면의 70%는 거무틱틱한 현무암으로 채워진다. 현무암은 규산염 광물, 사장석과 휘석으로 구성된다. 감람암이 조금씩 녹아서 마그마에 스며들고 이것이 화산재와 용암 분출의 형태로 현무암 지각을 만든다. 우리는 제주도에서만 현무암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구 전체를 보면 지각의 70%는 현무암이다. 현무암 발판 위에 화강암 등 다양한 암석층이 존재한다. 암석은 화성암->퇴적암->변성암의 cycle로 진행한다. 마그마가 식으면 화성암, 이것이 풍화되어 쌓이면 퇴적암, 퇴적이 진행되어 압력을 받으면 변성암이 되고 이것은 다시 마그마로 녹는다.

 

이제 생명들이 자라날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생명의 탄생과 진화 이전에 암석의 진화가 선행해야 한다. 암석의 진화는 생명의 진화를 부르고(생명의 탄생은 미세 진흙 조직에서 무기물들의 변화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 생명의 진화는 광합성을 통한 대기 산소 농도의 증가에 따라 다시 암석의 진화를 부른다. 지구사에서 생명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광물도 진화를 한다. 이것을 공-진화라고 한다. 광물이 진화한다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웃는다. 무슨, 돌이 진화하냐고.. 동식물도 아닌데...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이다.

 

지구의 생명의 역사는 크게 시생대(35-25)->원생대(25-5.3)->고생대(5.3-2.5)->중생대(2.5-0.66)->신생대(0.66-)로 진행되었다. 괄호안의 숫자는 억년이다. 시생대에 생명이 시작하고, 원생대에는 진핵/다세포 생물이 등장하면서 진화의 발판을 마련한다. 광합성의 결과 대기에 산소의 농도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6억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생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2.5억년 전 생명은 갑자기 멸종한다. 생명의 역사는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며 공룡이 세상을 지배하던 중생대에 접어들지만 그들도 6천만년전 유카탄 반도를 강타한 소행성의 운명을 피하지는 못하였다. 

 

공룡을 피해서 지하 속 땅굴들을 헤매던 설치류, 포유류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지금, 내가 이 글을 작성할 기회가 온 것이다. 현생이언이다. 조만간 생명은 멸종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외부 요인 혹은 자연적인 요인이 아니라 멸종을 작정한 한 종에 의해서일지 모른다. 칼 세이건이 인류/생명체 멸종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든 적이 있다. 어제 TV를 보니 얼마 후면, 바다에 떠 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이 바다 생명체 전체의 양을 넘을 거라고 하며 이미 바다 생명체는 그들을 먹이로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생명체가 사라지면, 그리고 만약 지구가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 행성이라면... 드디어 윤회의 그늘을 벗어나게 될 지도 모른다... 기뻐해야 할 일인지, 슬프해야 할 일인지 혼동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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