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이온채널
생각은 이온채널에서 생성된다.
뇌는 1000억개의 뉴런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 연결로 구성된다. 각각의 뉴런 세포들은 비교적 단순한 기능들을 수행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주어지고 그 자극의 합이 어떤 역치(threshold, -55 mV)를 넘어서면 스파크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전위 스파크는 뉴런을 따라서 느린 속도로 전파되고 그 다음 단계의 뉴런세포에 그 신호를 전달한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뉴런간에 action potential 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알 수 있다. 칼륨/나트륨 펌프가 열심히 이온들을 출입시키면서 정보를 전달한다. 금속이나 반도체보다 훨씬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느리게 정보를 전달하며 생명활동에 필요한, 딱 그만큼의 속도이다 ^^.
https://www.youtube.com/watch?v=HYLyhXRp298
우리가 아무리 뇌를 자세히 관찰해도 생각은 발견할 수 없으며,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신호의 흐름일 뿐이며 이러한 신호의 전달에 신경 전달 물질들이 관여한다. 신경을 통한 신호전달에는 나트륨과 칼륨의 농도차이가 중요하며 이 농도차이를 생성하기 위하여 수많은 ATP 밧데리가 소모되며 엔트로피 증가를 막기위한 생명의 필사적인 사투인 것이다.
생명활동은 엔트로피의 비탈길을 거슬르 오르는 것이라고 베르그송이 얘기했다. 생명활동의 신비는 왜 자연에서 이렇게 정교한 반엔트로피적인 사건이 관측되고 그것이 지속되느냐는 것이다. 과학은 태양에서 공급되는 에너지에 의한 물질들의 fluctuation (요동)과 옥텟룰에 따른 수많은 local minimum점들의 존재, DNA를 통한 정보의 유지와 불확정성의 원리를 따르는 수많은 미세한 변화들과 (chaos이론에 따른) 복잡계인 거시세계의 변화와 진화를 현재 나의 존재를 설명하고 있다. 솔직히 반쯤은 구라로 들릴 뿐이지만 더 이상 나은 설명은 없다. 환원주의는 분명히 이해에 한계가 있지만, 그나마 인간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몇개 안되는 논리적인 접근법이라는 생각이다. 전자와 양성자를 이해한다고 물이 왜 투명한지, 왜 갈증을 해소하는지를 바로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그 근본은 전자와 양성자, 그리고 물리화학적인 미시적인 현상들의 거시적인 표현임을 우리는 이해한다.
우리가 기억을 한다고 한다는 것은 과거의 신호를 현재까지 유지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하여 뉴런의 현재의 자극 혹은 운동명령을 단기적으로 전달할 뿐아니라, LTP or LTD (long term potentiation, depression) 형태로 자극값을 오랜 기간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 신경회로망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입력에 가해지는 weighting factor W를 떠 올리면 된다. W는 어딘가에 저장이 되어 있어야 하며, 기억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억활동, "나"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물질이 바로 Ca++, 칼슘 2가 이온이다.
우리가 생각을 깊이하거나 자주 어떤 사건을 만나면 시냅스간의 신호 전달, 혹은 action potential이 자주 나타난다. action potential은 glutamate(GLUT)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방출하고, AMPA 수용체라는 ligand controlled gate(대문)을 GLUT라는 열쇠가 열면, 세포 외부의 나트륨이온들, Na+가 연결된 시냅스에 유입된다. Na+는 일정 시간 후에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지만 만약 자극이 잦아지면 Na+의 농도가 증가하고 depolarization 현상이 (세포 내외부 전위차이의 변화) 발생하여 NMDA라는 voltage controlled gate(대문)을 열어버린다. 그러면 외부에 있던 Ca++이온이 유입되고 이것은 AMPA를 증가시켜서 기억을 공고히 하는 Early phase와 실제로 기억을 형상화하여 물질화하는, 즉 DNA의 정보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Late phase 단계를 거쳐서 기억을 형성한다. 이것이 기억의 실체이며, 외부 입력에 대해서 기억들이 연결되는 것을 생각이라고 한다. 박문호 박사가 생각은 Ca이다라고 하는 이유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우리의 세포막, 인지질막을 통해서 전달되는 각종 신경(정보) 전달 물질들과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수많은 단백질 구조체를 그렸다. 인간의 몸을 미세하게 살피면 살필수록 인간은 하나의 단일 개체라기 보다는 세포들의 거대한 사회임을, 생존을 위한 세포들의 정교한 생명활동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의 행복이 아니라, 정보의 보존이고 DNA의 정보를 남기려는 세포들의 몸부림이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지만 이것은 물질이 물질을 인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차적인 현상일 뿐으로 보인다. 보다시피 이 복잡한 생명활동의 중심에 Ca++ 이온이 상당히 큰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왜 Be가 아니라 Ca일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 아마 필연적인 이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생명활동의 단계에서 우연히 Ca가 있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화의 한단계를 밟았을 수도 있고, Be로 형성된 구조체는 경쟁력이 없어서 도태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명의 탄생 즈음의 지구의 원소의 분포율 혹은 지질학적/광학적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물리학, 천문학, 지질암석학, 분자생물학, 진화... "나"를 알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