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칼, 지적 사기
포스트 모더니즘은 흔히 해체주의로 명명되며, 절대적 진리, 권위, 장벽의 해체를 시도한다. 이것은 탈권위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등 여러 긍정적인 결과들을 낳기도 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모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동력도 희석시키기에 좌좌파로 부터 부르조아지 이데올로기로 비판받기도 한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주로 프랑스에서 많이 연구되었으며 난해한 말의 향연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혁명의 실패 후에 다가온 반작용의 결과일 것이다.
과학에 대해서 흔히들 오해를 한다. 과학은 변하지 않는 객관적 진실을 찾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과학적 사실은 새로운 관측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현재의 주류 이론이 "fact"로 인정된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공격하기 딱 좋은 대상이며 실제로 칼 포프의 반증주의,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이후에 여러 철학자들이 과학적 진실은 사회적 합의에 의한 상대적인 것일 뿐이다고 과학진영의 심기를 건드린다.
쿤의 주장은 사실 간단하다. 과학자들은 기존 이론의 영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며 최대한 저항을 하다가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지점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한다는 것이다. 즉 사고의 관성에 대해서 지적한 것이다 (정상과학의 광신도로 표현한다). 또한 과학적 발전은 진화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목적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변화될 뿐이라는 것이다. 입자물리학의 대가인 와인버그 박사는 "The revolution that didn't happen> 이라는 책에서 여러가지 사례를 들면서 쿤의 주장의 허구성을 반박한다. 사실 둘의 주장은 이분법적으로 구분될 수는 없을 것이다.
파이어아벤트 혹은 데리다 같은 해체론자들은 과학적 객관성을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대해 생물학자인 폴그로스와 수학자인 노먼 레빗은 1994년에 "고등 미신, Higher superstition"이라는 책에서 학문적 좌파(말로만 좌파 ^^)들을 맹공한다. 이에 대해서 다시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학술지 "Social Text" 한 호를 "과학 전쟁" 이라는 특별호로 편집을 하여 다시 공격한다.
당시 물리학자이던 앨런 소칼은 과학의 객관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공격에 화가 나서 그들의 허구성을 지적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한다. 그들은 과학에 대한 조금의 상식만 있으면 알 수 있는 엉터리, 조잡한 내용의 논문을 준비하는데, 결론적인 논지는 포스트 모더니즘을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학회에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하여 출판한다. 그 이후에 그들은 그 논문이 엉터리 논문임을 지적하고, 과학을 공격하는 진영의 과학에 대한 무지를 만천하에 드러낸다. "지적사기"라고 불리는 유명한 사건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심하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소칼은 사실 포스터 모더니스트들에게 단순히 창피를 줄려는 의도로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소칼은 그 자신이 좌파 학자였지만, 해체의 결과 객관적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믿는 진리란 단순히 "사람들이 진리라고 믿고 합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