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암흑에너지

existence_of_nothing 2021. 7. 13. 18:04

#천문학

 

인간들은 우주의 5%에 대해서만 존재를 알고 있다. 물질들을 한 곳으로 모은 본질적인 존재인 암흑 물질은 우주의 25%를 차지하고, 나머지 70%는 암흑 에너지가 차지한다. 이것이 오늘날 주류 천문학자들이 얘기하는 내용이다. 95%의 물질이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있는지 없는지 조차 사실은 명확히 모른다. 다만, 인간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있기에 그들은 무엇인가가 존재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러한 물자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중력의 존재, 높은 곳에 있는 물체는 낮은곳으로 당기는 힘이 있다는 사실은 인류 문명의 초기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별들과 태양은 떨어지지 않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Quintessence (본질)을 얘기했다. 우리 눈에는 안보이는 것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며, 그 가상의 물질 Ather를 찾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찾지 못했다. 

 

뉴턴은 신의 조화로 인해서, 초기 조건들이 만들어지고 그 초기조건과 항성들의 운행 법칙으로 부터,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중력은 항상 끌어당기는 방향으로만 작용하고 무게가 무거울수록 그 힘이 커진다. 우주의 물체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면, 사실은 설사 움직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들은 서서히 끌어당겨져서, 한덩어리로 뭉쳐질 운명에 처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물질은 공간을 휘게 하고 휜 공간속에서 모든 존재들은 초기에 주어진 속력으로, 모두가 동일한 속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각자의 길을 가고 있기에, 누구를 끌어당기는 힘도 없고, 그들이 영원히 스쳐 지나가도 별 문제는 없었으리라. 그러나, 중력과 가속의 동일성,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의 등가성으로 부터 시작한 사유는, 존재들이 공간의 휘게 만들기에, 언젠가 우주는 붕괴할 수 밖에 없고, 신이 이러한 이상한 짓을 할 리는 없기에 그는 우주 상수라는 자신도 모르는 숫자를 도입했다가 바로 철회한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중력은 한방향으로만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한다. 존재들을 밀어내는 힘이 자연에는 존재한다. 

 

인간들이 우주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늘날에야 중력파라는 것을 이용할 생각을 하지만 (사실, 너무나 미약해서 그 실용성은 아직까지도 불명확하지만), 우리들은 "볾"을 통해서 "앎"을 얻는다. 즉, 오래 전 에너지에 의해서 탄생한 광자는 물질과 여러번의 상호작용을 하면서, 물질에 대한 정보를 담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의 망막, 혹은 계측 장비를 때림으로써 우리는 오래전 우주의 윤곽을 그리고 있다.

 

에드윈 파월 허블(Edwin Powell Hubble, 1889~1953)은 인류에게 두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과, 우주는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주는 왜 팽창하고 있을까.. 사실은 인류가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고, 정교한 이론을 만들어냈지만, 과거에 인플레이션이 존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미약하고 (물론, 우주 배경복사를 통한 간접적인 증거는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은 다수의 가설적인 이론들만 존재한다. 어쨌던, 오늘날 인류는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을 알아냈다.

 

 우주의 역사를 통해서 빛, 물질, 에너지들의 조성비는 일정하게 변해왔다. 우주의 초기에 물질들은 생기자 마자 바로 빛으로 바뀌었다. 이 때를 Radiation dominated 시대라고 부른다. 이 때에 우주의 에너지 밀도는 반경의 4승분의 1로 묽어졌다. 우주가 식으면서 물질들의 비중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우주의 팽창은 감속하기 시작한다. 이때를 Matter dominated 시대라고 부른다. 에너지 밀도는 반경의 3승분의 1로 줄어든다. 물질의 밀도가 낮아짐에 따라, 공간의 영향이 커지게 되었고, 공간에 스며들어있는 (사실은 누구도 그 정체를 모르는) 암흑 에너지에 의해서 우주의 에너지 밀도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우주 배경 복사는 1964년 펜지이서와 윌슨이라는 두 공돌이들이 안테나 설계중, 끝내 제거하지 못한 잡음, 우주의 전방향에서 안테나를 향해서 날아오는 정체 불명의 2.7K(오늘날 기준) 전파에 관한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함으로써 발견된다. 이 우연한 발견은 20세기 최고의 천문학적 발견으로 칭송되고 그들은 1978년 노벨상을 수상한다. 우주 배경 복사 연구는 천문학을 정밀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COBE(1989,Cosmic Background Explorer, 2006노벨상), WMAP(2001,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Planck(2009)의 세 위성을 통하여, CMB의 공간 해상도를 점점 더 올려왔고, 이에 따라, 우주에 대한 이해의 깊이도 깊어졌다. 

 

암흑에너지의 존재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인류가 30여년을 찾아 헤맸지만,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에 대한 직접적인 측정결과가 전무하다. 예전에 인류가 에테르의 존재를 오랜동안 믿었지만,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그러한 노력을 멈춘 것처럼, 암흑에너지도 한바탕 헤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먼저, 인플레이션 모델에서 요구하는 임계밀도로 추측한 여러 파라미터들이 암흑물질만을 가정한 임계밀도와 큰 차이가 있었으며, CMB 배경 복사 곡선을 측정하여 얻은 첫번째 음향 피크 (Baryon Acoustic Oscillation, BAO) 값이 예상치와 크게 달랐다. 암흑 에너지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는 Ia형 Supernova (SN)의 관측값을 통해서 나타났다.   

 

우주 배경 복사를 관측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공간의 곡률을 관측할 수 있는데, 현재로는 우주가 상당히 평탄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주가 이렇게 평탄할려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에너지 총밀도가 임계밀도라고 하는 값을 가져야 한다. 천문학자들이 우주를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필요한 총 임계밀도의 25%만이 관측되고 있기에 나머지는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에너지의 형태가 아닐까 추론하고 있다. 

 

우주가 생긴 초기에 바리온 입자들과 빛알갱이들은 일정한 주기로 진동을 한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바리온 입자들이 중력으로 한자리에 모이면, 뜨거운 온도로 인해서 광자들이 양산되고, 그 광자들은 복사압으로 다시 물질들을 밀어내고, 이러한 동작이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Acoustic wave 형태와 유사하며 마치 기타의 현이 진동하듯이, 우주의 물질들이 우주 규모의 교향악을 연주한다. 이것을 BAO, Baryo Acoustic Oscillation이라고 하며, 우주의 초기에 물질의 밀도가 균일하므로, 이 패턴도 균일하다. 이것은 CMB의 첫번째 피크의 위치를 측정함으로써 알 수 있는데, 현재의 물질밀도, 혹은 암흑물질의 존재만으로는 관측 데이터를 설명할 수 없지만, 일정 밀도의 암흑에너지를 가정하면 설명이 가능하다. 

 

암흑에너지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초신성 광도 측정을 많이 얘기한다. 별들의 진화 단계에서 Chandrasekhar 한계(태양의 1.44배) 를 초과하면, 전자 축퇴압이 별의 붕괴를 막을 수 없게 되면, 중심핵이 붕괴되면서 중성자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우주로 방출하는 초신성이 된다. 초신성후 중성자 축퇴압이 중력 붕괴를 막으면 중성자 별이 되고, 막지 못하면 특이점을 향해 계속 붕괴하는 블랙홀이 된다. 

 

초신성은 수소 선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II형과 그렇지 않은 I형 초신성으로 나눠지며, 그 중 Ia형 초신성은 아래 그림처럼, 백색왜성이 주변에 위치한 다른별의 질량을 중력으로 끌어당김으로써 서서히 부피가 커지다가 Chandrasekhar 한계를 벗어나는 순간 초신성이 된다는 점에서, 즉, 생성 과정의 특성상 거의 항상 질량이 일정하다는 점에서 밝기가 일정하게 된다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별들을 찾을 수 있다면 이것을 우주의 standard candle로 사용하여, 별들의 거리 측정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2011년 노벨상은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사울 펄머터, 호주 국립연구소의 브라이언 슈미터, 존스 홉킨스 대학의 아담레이스에게 수여된다. 아주 가속 팽창의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standard candle 데이터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초신성이 실제 밝기보다 25% 더 희미하다는 것을 발견하여, 그들이 우리에게서 예상보다 더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최근 연세대 이영욱 교수팀에서 그 관측 결과를 부정하는, 따라서 초신성 관측 결과는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내용을 발표하여 학계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현재 그들은 학계에서는 Under dog이다. 만약 그들의 분석 결과가 맞다면, 암흑에너지는 에테르처럼 과학사의 해프닝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현재 그들 외에, 기존의 일반 상대성이론을 수정하여 암흑에너지의 존재없이, 기존 관측 결과를 설명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2011년 노벨상은, 암흑 에너지의 정체가 대략이라도 밝혀진 다음에, 수상되는 것이 맞았을 것이다. 

 

초신성을 standard candle 이라고 했지만, 사실 정확히는 초신성은 standardizable candle이다. 즉, 모든 초신성들의 밝기가 일정하지는 않다. 아래 그림의 위쪽 그림을 보면, 여러 Ia초신성들의 밝기가 중구난방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러가지 요소들을 보정하면 아래그림과 같이 표준 촛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이 초신성에 대해서 깊이있게 연구하면서, 실제로 그들이 Ia형 초신성 조차도 그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지 못한다는, 즉, Ia형 초신성이 민감한 standardizable candle임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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