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엔진
최근 한국의 무기 개발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조선업을 기반으로 강력한 이지스 구축함을 3척 건조하고 추가로 3척을 더 건조할 계획이며, K9 자주포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보다 높은 명중 율을 자랑하는 천궁 개량형(천궁 II)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하는 등, 동북아 무기 수출 강대국으로 우뚝 올라섰다. 또한 누리호의 뒤를 이어, 7월에는 한국 자체 기술로 제작한 KF-21 4.5세대 전투기가 시험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군수 용품의 핵심 기술들은 여전히 타 강대국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이다. 항공기 엔진 분야가 그 중 하나이다. 전세계적으로 상업용 항공기 시장은 제너럴 일렉트릭(GE), 프랫앤휘트니(P&W), 롤스로이스(RR)의 3곳이 3등분하고 있다. 앞의 두 회사는 미국 회사이며, RR은 오랜 기간 영국 회사였다가 1998년 제조공장과 벤틀리 브랜드는 폭스바겐에, 롤스로이스 브랜드는 BMW에 매각된다. 최근에는 보잉사의 상업용 엔진은 GE, 에어버스의 상업용 엔진은 RR이 양분하고 P&W는 주로 F15,16,22,35 계열 전투기 엔진에 주력하고 있다.

상업용 항공기 엔진은 10만 마력급의 추력과 수십 년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요구되기에 군용 항공기 엔진보다 훨씬 높은 기술 수준이 높으며, 이는 달리 말하면 대형 상업용 엔진 시장에 타 국가/기업들이 진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군용 엔진은 2만~5만 마력 정도의 추력에, 내구성 요구 사항 또한 상업용 항공기 엔진보다는 낮은 편이라 중국, 러시아 등도 자체적으로 군용 엔진을 제작하고 있다.
중국이 한동안 자체 5세대 전투기인 J-20 엔진 조달 문제로 양산에 문제를 겪다가 Su-27 러시아 전투기 면허 생산과정(AL-31F)에서 습득한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엔진 개발에 성공하여(WS-15) , 현재 전투기를 마구마구 찍어내고 있다. WS-15는 애프터 버너 가동 시 최대 추력 4.3만, 엔진수명 1,500시간으로 F-35의 엔진F135-PW-100과 필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차세대 전투기 F-3 개발시 2.5만 파운드 추력의 XF9-1 자체 개발 엔진을 채택할 계획이다.

조만간 시험 초도 비행에 나설 한국형 KF 21 전투기는 GE사의 F414 엔진을 사용하는데, 이는 현재 미국 해군의 F/A-18E/F형에서 사용 중인 엔진이며 추력 (1.4만/2.2만) 파운드에, 수명시간 6000시간의 쌍발 엔진(2개의 엔진으로 구성)을 채택한다.

미국 공군의 F-14, 15, 16, 118에는 P&G의 F110엔진이 사용되는데, 추력은 (1.7~2.8만) 파운드로 F414 보다 조금 앞선다. 그에 반해 F-35에는 P&W의 저바이패스 터보팬 엔진인 F135-PW-100,400, 600을 사용하는데 (2.8만/4.3만) 파운드의 추력을 낼 수 있다. F-35가 단발 엔진인데 비해, KF21은 쌍발 엔진이므로 추력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기 엔진 핵심 기술중 하나는 애프터 버너 기술이다. 후 연소기인데, 조종사가 쓰로틀 레버를 끝까지 밀면, 엄청난 가속력으로 기체를 밀어낸다. 온/오프 전후의 추력차이는 약 30%로, 긴급 전개 시에 유용한 기능이다.
제트 엔진 배기가스에는 불완전 연소된 산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에 연료를 재분사하여 추가의 추력을 얻는 기술이다. 애프터 버너의 대부분은 긴 관이고 입구에는 연료 분사구가 장착되는 단순한 구조이고 이 때문에, 엔진의 길이가 늘어나서 길쭉한 모양이 된다. 이미 연소된 산소에 추가의 연료를 투입하는 것이라, 연료 효율은 5배나 나빠지기 때문에 보통의 상황에서는 버너를 켤 이유가 없고 이륙시 혹은 급 기동 시에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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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15년 가오리-X로 알려진 스텔스 무인기 시제기 개발을 시작하였고, 2020년부터 무인전투기용 터보팬 엔진 개발을 2025년 개발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미 2013~2018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 핵심 기술 개발을 완료하였고, 현재 가오리 시제기의 형태로 성능 검증 중이며, 이보다 성능이 개량된 8000파운드급 고/저 바이패스비 터보팬 엔진 기술 및 애프터 버너 기술을 개발 중이다. 주변 강대국들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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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라이트 형제의 최초의 비행기는 자동차 엔진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형태였다. 프로펠러는 전방의 공기를 받아들여 후방으로 빠르게 배출함으로써 그 추진력으로 앞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비행기의 날개는 공기의 흐름을 통한 양력을 발생 시켜 비행기를 떠 있게 하고, 프로펠러는 앞쪽의 공기를 뒤로 보냄으로써 비행기를 전진 시키는 추력을 발생시킨다. 이것을 레시프로 엔진이라고 부른다.
공기가 희박한 상공에서 레시프로 엔진은 여러가지 단점이 있었다. 우선, 희박한 공기에서 연소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엔진 출력이 감소하거나 심하면 꺼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고속의 회전 시, 프로펠러 끝 속도가 음속에 도달하면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실제로 레시프로 엔진으로는 800km/h이상의 속력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로펠러를 없애는 것과 공기의 밀도를 높이는 두 가지가 요구된다. 1937년 영국의 프랭크 휘틀은 압축 공기를 이용하는 제트 엔진의 개념을 최초로 고안하지만 정작 최초의 제트 비행기는 1939년 독일에서 제작된다. 본격적인 제트 엔진의 개발은 1950년대 시작되고, 이 때 부터 초음속 전투기가 등장한다. 터보 제트 엔진은 피스톤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꿀 필요가 없고, 프로펠러가 없기에 고속에서 효율이 뛰어난 반면, 저속에서는 공기의 인입량이 적기에 연료를 많이 소모해야 하여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발생한다.

저속에서는 터보 프로펠러형으로 공기를 흡입/배출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고속에서는 공기를 압축, 연료를 연소하여 배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그 둘을 결합하는 방식이 없을까? 그래서 요즘 개발되는 엔진들은 그 둘의 장점을 결합한 터보팬 엔진이다. 터보팬 엔진은 제일 앞쪽에 프로펠러, 즉 팬을 가지고 있다. 이것으로 앞쪽의 공기를 흡입하여 그 중 일부는 뒤로 바로 보내고 (바이패스 시키고), 일부는 압축기로 압축한 후 연료를 태워서 뒤로 분사하는 형태로 추진력을 얻는다. 이 때, 바이패스하는 공기의 양이 많으면 고 바이패스 형 엔진, 적으면 저 바이패스 형 엔진이라고 부르며, 저 바이패스형 엔진은 소형 제트기에, 고 바이패스 형 엔진은 민간 대형 항공기에 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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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팬 엔진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속력은 마하 3정도로 제한된다. 압축기와 터빈이 더 이상의 고속으로 회전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공기의 흐름이 너무 빠르면 연소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초음속 비행에 유리하게 만든 엔진이 바로 램제트 엔진(Ramjet engine, RAM=rapid air movement)이다. 이 구조에서는 문제가 되는 압축기와 터빈을 없애고 초음속 상태에서 발생하는 충격파에 의해서 흡입 공기가 압축된다. 압축기와 터빈이 필요없으니, 엔진의 구조는 도리어 더욱 간단하여 아래 그림과 같다. 공기는 관을 지나오면서 압축되고 이 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분사하여 뒤로 내 뿜으면 된다.

초음속 상태에서는 구조와 동작 원리가 간단한 편이지만, 초음속에 이르기 전의 상태에서는 공기가 압축되지 않으니 엔진이 동작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렇게 저속 상태에서는 일반적인 터보제트 엔진으로 동작하다가 마하 2.5이상의 초음속 상태가 되면 랩제트 엔진으로 변환하는 형태로 설계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공기 중에서 연료를 태우다 보면, 때때로 엔진이 꺼지는 상태가 발생하기에, 비행 중, 엔진 저가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제트 엔진 대신 터보팬 엔진과 램제트 엔진을 결합하면 램 팬 엔진이 된다.
램제트는 충격파에 의해서 압축된 공기가 음속보다 낮아지며, 연소실에서 연료와 혼합된다. 램제트 엔진은 마하 2 이상에서 좋은 효율을 보이지만, 마하 5를 넘어가는 극 초음속에서는 충격파에 의해 압축된 공기의 속력을 낮추기 어렵기에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스크램제트는 내부의 공기 속도가 초음속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램제트보다 고속인 최대 마하 15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크램제트는 연소실로 들어오는 공기의 흐름이 초음속인 엔진을 지칭한다.
그러나, 실제로 초음속으로 흐르는 고속의 공기에 연료를 분사해서 불을 붙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스크램 제트 엔진 개발의 핵심 기술이다. 스크램 제트 엔진은 1960년대부터 연구되었지만 상용화가 되지 못하다가 최근 "이제부터는 속도가 스텔스이다, speed is the new stealth" 라는 록히드 마틴의 구호처럼,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함께, 연구가 활발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