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이론

진공

existence_of_nothing 2022. 8. 4. 10:44
양자장론에서 공간에 아무것도 없을 때에도 field는 존재한다. 그리고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그 field는 항상 요동치고 있다. 이를 quantum fluctuation 혹은 vacuum fluctation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요동은 당연히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이를 zero-point energy (ZPE) 혹은 vacuum energy라고 부른다. 오랫동안 인류의 머리에서 사라졌던 에테르의 부활이다. 광자는 파동이지만 매질이 없다. 따라서 에테르는 없다. 그러나, 광자는 field위에서 요동친다. 에테르는 있다.

진공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모으면 얼마나 될까… 전구 하나에도 전세계 바다를 모두 끓게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가 스며들어 있다. 그렇게 엄청난 에너지가 공간에 있는데, 어떻게 이 우주는 그 에너지에 의해서 돌돌 말려서 한점으로 되지 않을까… 인류가 풀지 못한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그러한 에너지를 상쇄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인류는 그것을 찾지 못했다.

양자역학에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연산자로 표시된다. 연산자는 좀 더 간단히 생각하면 행렬과 같은 것이다. 상태는 벡터이고 연산자는 행렬이다. 숫자는 ab=ba라는 교환 법칙이 성립하지만, 행렬은 AB=BA가 일반적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특수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그러면 그 차이가 존재할 텐데 즉, [A,B]=AB-BA 가 존재할 텐데,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는 두 물리량의 경우 그 차이가 1에 해당한다. 여기서 플랑크 상수 h=1 이라고 가정한다.

양자장론에서는 세상은 무한한 수의 quantum harmonic oscillator로 묘사된다. 만약 모든 oscillator가 하나의 움직임도 없이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 멈춰 있다면 세상은 고요할 것이다. 그러나 불확정성의 원리는 그러한 초 고요 상태를 허락하지 않는다.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 상태는 양자화 되어 있고, 바닥 상태보다 에너지가 높을 때 우리는 입자를 관찰한다.

입자들을 생성하는 생성자 a dagger와 입자를 공간에서 지워버리는 소멸자 a가 존재한다. 그 둘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으며, 그 둘의 연산자에 가환 연산자 [ , ]를 취하면 그 결과는 1이다. 이 단순한 사실이 양자역학의 많은 결과들, 불확정성의 원리부터, 앞에서 말한 zero point energy를 만든다. 우주가 이렇게 신비한 수학적 언어로 기술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많은 것을 암시 할 수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빈 공간에 무엇이 있다… 1800년대말에 원자의 존재에 대한 격한 논쟁이 있었다. 도대체 보이지 않는데 있다고 주장하는 것, 우리의 감각이 느낄 수 없는 그러한 곳을 얘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격한 논쟁속에서 상처를 심하게 받은 볼츠만은 목을 매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한다. 마찬가지로 1960년대 쿼크가 등장했을 때에도 사람들은 그 실재를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으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종교나 철학적 형이상학, 이데아의 세상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물론,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종교나 형이상학은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고 검증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지만, 과학은 스스로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최후의 순간까지도 검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진공에 스며들어 있는 힘을 확인할 수 있을까? 당연히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은 Casimir 효과라는 내용이다. 2개의 평행 원판을 아주 가까이, 그 사이에 어떤 것도 개입되지 못할 만큼 가까이 접근시키면, 어느 순간 그 둘은 외부에서 아무런 외력을 가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끌어당긴다. 그 이유는 원판이 없을 때에는 모든 주파수가 허용되지만, 원판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원판에서 필드가 0이 되어야 한다는 경계조건 때문에 가능한 주파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계산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인류는 수소 원자, 단 하나의 양성자와 전자로 구성된 원자에 대해서는 Schrödinger 방정식을 해석적으로 풀 수 있다. 그 결과는 3개의 양자수 (n, l, m)으로 주어진다. 각각 주양자수(primary), 방위 양자수(arzimuthal), 자기양자수(magnetic) 에 해당한다. 여기서 에너지는 n, 주양자수에 의해서 결정되며, 나머지는 동일한 에너지 상태에서 다른 각운동량을 가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일반적으로 양자의 속력이 느린 경우에 해당하며 만약 속력이 빠르거나 좀 더 정확히 구하고 싶으면 상대성이론을 고려한 양자 방정식인 Dirac 방정식에 의해서 풀어야 한다.

디락 방정식은 참으로 오묘한 방정식인데, 사실 디락 자신도 그 방정식의 의미가 그렇게 심오한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 방정식에 따르면 세상에는 입자 뿐 아니라, 반 입자, anti-particle도 존재해야 하며, 전자는 spin quantum number를 가져야 한다. 그 방정식의 등장 전에 스핀의 존재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반입자의 예측은 충격적인데, 얼마 후, 반입자가 실제로 발견된다.

디락과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수소원자에 구속된 전자의 에너지를 계산하면 그 결과는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우리가 흔히 1s 2s 2p … 라고 고등학교에 배운 것들 중, 1, 2가 primary quantum number에 해당하는데, 2p의 경우 6개의 상태가 가능한데 그 중 2개와 나머지 4개의 에너지가 다르다. 실제로 실험으로 측정해 보니 그 둘의 에너지는 달랐다. 그러나 2s와 2개의 2p의 에너지는 아래 표와 같이 동일한 것으로 예측된다.

1947년 콜롬비아 대학의 Lamb 교수와 대학원생이었던 Retherford는 2s와 2p의 에너지 상태를 측정하는 실험을 하는데 그 둘의 에너지는 미세하게, 약 1000MHz 정도의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다. 이것을 Lamb shift라고 하는데, 사실,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었던 그 미세한 차이를 발견한 공로로 Lamb 교수는 1955년 노벨상을 수상한다.


인간들은 원자 내부를 보지 않아도 원자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낸다. 더욱 놀랍게도 Lamb shift에 의해서 인간들은 진공이라고 부르는 공간에 실제로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아낸다. Existence of nothing… 무의 존재.. 드디어 인간들은 예전 조상들이 막연히 상상하던 “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amb shift 는 진공 속에서 생멸을 반복하는 virtual photon field, 가장 광자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전자기장에 의해서 전하를 띤 입자인 전자가, 그 위치가 미세하게 흔들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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