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ence_of_nothing 2022. 8. 9. 09:04

인간들은 아주 거대한 것에 대해서, 그리고 아주 미세한 것들에 대해서 많은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그 양 극단의 얘기는 직관의 범위를 벗어나는 사실 상당히 기괴하고 오묘한 얘기를 하고 있다. 아주 큰 것들에 대해서는 중력 이론, 즉 상대성 이론 이 무대의 주인공이고, 아주 작은 것들에서는 양자역학이 무대의 주인공이다.

우리가 아주 큰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면, 시간과 공간은 여리 저기로 복잡하게 휘어져 있다. 우리는 큰 굴곡의 아주 좁은 접면에서만 모든 것을 경험하기에 시간과 공간이 휘어진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항상 물건들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짐을 우리는 안다. 그 방향으로 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 우리는 확률적으로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아직도 살아있는 묵직한 질문이며, 많은 물리학자들이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물질은 파동이지만, 그 파동은 우리가 만질 수 있는 파동이 아니라, 확률이라는 수학의 파동이라는 것.. 그러한 수학적 파동에 따라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 때로는 무로 보이는 공간에 수없이 많은 것들이 있고, 보는 사람에 따라, 어떤 이에게는 입자로 어떤이에게는 "무"로 보인다는 점.. 그러한 무의 세상은 블랙홀의 경계에서는 폭발적으로 유를 만들어내는 공장임을 호킹은 얘기한다.

시간과 공간은 한 없이 쪼개질 수 있을까... 관념론의 극단에서 그러한 무의미해 보이는 논쟁들이 등장한다. 한 없이 쪼개질 수 없다면, 그것을 다시 쪼개면 그 쪼개진 것은 무엇인가? 한 없이 쪼개질 수 있다면, 그것은 도대체 무엇으로 누가 어떻게 만든 것인가... 오늘날도 그 논쟁은 이어진다. 시 공간이 한 없이 쪼개질 수 있다면, 진공속에 존재하는 에너지는 무한대로 발산한다. 에너지가 무한대이면, 상대성이론에 따라 그 좁은 공간은 블랙홀이 되어야 한다. 시 공간이 한없이 쪼개질 수 없다면, 그 시간과 공간의 파편들 사이는 무엇인가.. 물리학과 철학의 경계 지점이다..

에미 뇌터가 대칭을 애기한다. 이 세상은 대칭의 원리가 지배한다. 공간 어느 지점도 특별하지 않기에, 병진 대칭성(translation symmetry)가 성립하며, 따라서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방해받지 않고 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 성립한다. 특별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기에 에너지는 더 생겨나지도 더 없어지지도 않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성립하며, 따라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예측 가능한 운동을 지속한다. 에너지는 양자 역학적으로는 time translation symmetry의 생성자라고 얘기한다. 시간에 따른 세상의 변화가 에너지이며, 반대로 에너지가 이 세상의 변화를 만든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세상에 대칭의 원리만 존재한다면 세상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대칭이 왜, 어떻게 파괴되는지 인간들은 모른다. 그러한 자발적 대칭 파괴에 의해서 에너지에서 물질로 상 변화가 생겼고, 입자들은 대칭성을 파괴함으로써 고체를 만들어 세상에는 생명체의 무대인 별들이 생겨난다. 또한 자연의 대칭을 파괴함으로써 정보가 생성되고, 정보의 대칭성을 파괴함으로써 의식이 탄생한다.

우주는 별 얘기가 없어야 하는 빈 여백인데, 끊임없이 얘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신비스럽고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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