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도와 대수학
오늘 얘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수학사에 관한 얘기이다. 미리 심호흡을 하시고..
수학에서 가장 먼저 발달한 영역은 기하학이다. 건축을 위해서는 기하학적인 지식이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기하학의 3대 작도 문제가 있다. 간단히는
(1) squaring the circle (원과 같은 넓이의 정사각형 작도
(2) doubling the cube (정육면체 2배 부피의 정육면체 작도)
(3) Trisecting the angle (주어진 각도의 3등분)이 그것들이다.
그 중 하나가 (1) 면적이 주어진 원과 동일한 넓이를 갖는 정사각형 작도 문제(squaring or quadrature of the circle)이다. 이 문제를 풀기 전에 먼저 직사각형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은? 오각형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은?… 그 결과, 직선으로 된 도형에 대해서는 모두 동일 면적의 정사각형의 적도가 가능한 것을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이 찾아낸다 (2500년전에 다 푼 문제 못 푸는 우리는 모임?).
직선 문제는 해결하였으니 수학자들이 이제는 곡선의 문제를 생각한다. 직선의 도형의 면적과 같은 활꼴 (lunar)은 어떤 것이 있을까? 원의 둘레가 pi라는 무리수임을 고대인들도 알았는데 (그리고 원의 면적이 pi x r x r 이란 것도), 그러면 이러한 도형이 있기나 한 것인지조차 불확실하다. 그러나 무려 기원전 440년경 키오스의 수학자 히포크라테스(얼마전에 동명이인으로 소개) 아주 간단히 그러한 도형을 찾아낸다. 아래에서 회색 활꼴 (lunar) AECF와 직각 삼각형 AOC의 면적은 동일하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알면 5분이면 보일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이다.
그러면 원래의 문제, 원의 구적법, 즉 원과 동일한 넓이의 정사각형은 작도 가능한가? 요렇게 간단해 보이는 문제는 무려 2000여년이 지난 1882년 폰린데만(1852-1939)에 의해서 불가능으로 밝혀진다. 그럼 위의 그림이 유일한 구적 가능한 활꼴이냐? 그것은 아니다. 히프크라테스가 세가지를 발견하고, 나머지 두가지는 1770년대 중반 오일러가 발견한다. 총 다섯가지만 가능하다. 그 외에는 없다는 것이 18세기말에 증명되었다.
기하학은 도형의 작도에 관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근본적인 바탕에는 방정식, 즉 대수학이 자리잡고 있다. 아래 === === 사이는 수식이 많아서 어려워 보이지만 sine/cosine과 피타고라스 정리만 알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아래 문제에서 기하학적인 문제를 대수학적인 문제로 바꿔서 적도 가능한 5가지 도형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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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을 보자. 2개의 삼각형과 2개의 원호가 있다. 아래 문제의 활꼴의 면적을 구하는 문제를 풀면 된다.
면적을 구하는 과정은 아래 수식들을 따라오시면 된다. Sin/cosine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은 어렵지 않게 따라오실 수 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어려워 보이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다.
이제, (1)번 관계식이 성립하는 유리수 u가 존재하면 작도가 가능하다. u=2를 대입하면 앞의 도형에 해당한다. 수학자들이 열심히 구한 것이 아래 5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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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도 가능 문제는, 수학과 학부 과정의 현대 대수학 (abstract algebra)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면 서너 줄로 증명이 가능하다. 참고로 demo하느라 제대로 들은 과목이 하나도 없지만, 그나마 잔잔하던 4학년때 수강한 현대 대수학은 내가 학부 전과정을 통해서 들은 과목 중 유일하게 감동을 받았던 과목이다. 수학은 깊이 이해하면 미학이라는 생각이다.
작도란 자와 캠퍼스로 도형을 그리거나 각도를 분할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것이 어떻게 +-x%의 문제와 관련이 있을까? 먼저 자로 더하기를 어떻게 하는지 그림으로 그려보자. 아래와 같이 a 에 반경 b인 원을 그려서 만나는 점을 표시하면 바로 더하기이다.
그러면 곱하기와 나누기는? 곱하기는 a라는 직선을 그리고 길이가 1인 지점을 mark 한다. 그리고, 도형의 비례 원칙에 따라 두 평행선을 그리면 간단히 해결된다. 나누기도 마찬가지이다. 즉, 작도를 통해서 4칙 연산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 또 어떤 연산이 가능할까?
피타고라스(혹은 그 이전 거인)의 위대한 업적 때문에 우리는 무리수를 작도를 통해서 구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우리가 root(a)를 어떻게 구하는지가 그려져 있다. 먼저, 지름 a인 원을 그리고, 길이 1인 지점을 표시한다. 이제 수직으로 선을 그으서 원과 만나는 그 직선의 길이가 바로 root(a)이다.
그렇다. 우리가 작도를 한다는 것은, +-x% root 이렇게 다섯가지를 유한한 회수만큼 하는 동작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 수 있는 수(number)를 작도 가능 수라고 한다. 이제 문제는 간단해 졌다. 작도 불능 문제를 모두 대수학적인 문제로 바꾼 후, 그해가 작도 가능한 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면 되는 것이다.
아래는 전혀 이해가 안되겠지만, 3대 작도 문제를 풀기 위한 현대 대수학의 조건을 나열한 것이다.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대수학 책을 봐야 할 것이다. 두 천재 Abel과 Galois의 가슴아픈 얘기와도 연결된다. 조만간 우리는 두 천재를 만나게 될 것이다.
(1)에서 대수적 수란 유리수 계수로 표시되는 방정식의 해로 표시할 수 있는 수를 의미한다. Pi는 그런 수가 아님을 즉 초월수 (transcendental number)임을 19세기 린데만이 증명함으로써 2000년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2)의 조건은 root(a)를 포함하는 4칙연산이 가능한 대수 구조를 얘기한다. 어려운 얘기이니 가볍게 skip 하시면 된다. 나머지 두 작도 문제는 (2)의 조건에 위배되기에 불가능하다.
아벨과 갈로아의 천재적인 발상덕에 2000년을 끈 대수 문제는 가볍게 증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