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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모든 것은 DNA라고 부르는 작은 정보 덩어리에서 시작한다. 유전자는 아빠와 엄마에게서 서로를 탐하는 마음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아빠 몸에서 배출된 수많은 올챙이들이 엄마몸을 향해서 달려간다. 그들은 진이 빠져라고 달려와서, 난자를 지키기 위한 수많은 장애물들을 필사적으로 피하면서 난자의 내부로 침투한다. 그리고, 반쪽의 정보들은 합쳐져서 하나의 정보로 완성된다. 수억개의 정자들은 단 하나의 목적, 정보의 결합을 위한 위험한 전쟁을 치른 후, 모두 전사한다. 난자는 단 한개의 승자만을 선택한 후, 철저히 성벽을 잠궈 버린다. 이렇게 단순한 작업, 정보의 결합을 위하여 왜 이렇게 복잡한 과정, 이렇게 불필요한 희생이 필요했을까... 23개의 정보가 합쳐져서 46개의 염색체를 이룬 후, 생명은 시작한다. ..

예전에 밴드에 분자 생물학과 관련된 여러 게시를 하였었다. 그때는 주로 전사, 번역, 에너지 대사를 살펴보았다. 이 과정은, DNA 설계도로부터 mRNA 설계도를 복사하고 이를 토대로 단백질을 합성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얻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면 이러한 과정은 누가 trigger하느냐, 즉 언제 단백질 합성을 시작할지를 결정하느냐에 관한 것도 쉬운 얘기는 아니다. 이것이 바로 cell signaling이라는 의/생물학 분야에서 연구하는 주제이다. 인체는 수많은 세포들과 그들이 이루는 분업적인 사회의 연합체이다. 어떤 세포들은 혈관으로 어떤 세포들은 간, 위, 폐로 어떤 세포들은 뇌로… 각각이 맡은 분업적 구조를 위하여 필요한 기관으로 분화한다. 망막, 청각, 감각 세포들은 주변 ..

생각은 이온채널에서 생성된다. 뇌는 1000억개의 뉴런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 연결로 구성된다. 각각의 뉴런 세포들은 비교적 단순한 기능들을 수행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주어지고 그 자극의 합이 어떤 역치(threshold, -55 mV)를 넘어서면 스파크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전위 스파크는 뉴런을 따라서 느린 속도로 전파되고 그 다음 단계의 뉴런세포에 그 신호를 전달한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뉴런간에 action potential 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알 수 있다. 칼륨/나트륨 펌프가 열심히 이온들을 출입시키면서 정보를 전달한다. 금속이나 반도체보다 훨씬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느리게 정보를 전달하며 생명활동에 필요한, 딱 그만큼의 속도이다 ^^. https://www.youtube.com/wa..

생물은 크게는 원핵생물과 진핵생물로 나뉜다. 그 둘의 차이는 핵막의 존재유무이다. 원핵 생물은 대부분 단세포이고 세균(박테리아) 혹은 조류들이 그들이다. 원핵세포에는 핵을 구분하는 핵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진핵생물과의 차이점이다. 또한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도 가지지 않는다. 혹은 고세균(Archaea), 진정세균(Eubacteria), 진핵생물(Eukaryota)로 분류하기도 한다. 고세균은 소기관들이 없고 핵막이 없으며 주로 심해열수구/염전/염호/화산온천 같은 극한 환경에서 서식한다. 고세균은 크게 호염성세균(Halophiles), 메탄생성균(Methanogens), 호열성세균(Thermophiles), 호냉성세균(Psychrophiles) 로 분류된다. 진정세균도 핵막이 없고 우리가 흔히 박..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이다. 오늘은 일요일이니 조금 땡땡이를 쳐도 될 것 같아서, 잠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서 공부를 하였다. 항상 그렇듯이, 모든 것을 구글신을 알고 있다. 나는 잠시 구글신의 지식을 차용할 뿐이다. 어떤 이권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니 표절은 아니고 코로나 오마주 (모르는 내용을 알리고 싶어서 베끼는 것 ^^)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약 30kb 길이의 짧은 RNA 가닥이다. 인간의 전체 DNA 는 3Gb, 30억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택도 없이 짧은 하나의 가닥일 뿐이다. 하나의 gene에 해당하는 양이다. 많은 바이러스는 DNA가 아니라 RNA 를 핵으로 가지고 있다. 스스로 복제할 필요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아무런 즐거움도 없는데, ..

다시 우리 몸의 내부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 미세소관 (microtubule)은 단백질로 생성된 긴 튜브입니다. 일전에 게시글에서 소포체에서 골지체로 생성된 단백질을 옮길때 vesicle, 즉 구형의 박스 안에 단백질을 넣어서 옮기는데, 이것을 어떻게 옮기느냐 하면 미세소관위를 마이오신이란 단백질이 vesicle를 끌면서 옮깁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물건을 옮기듯 뚜벅뚜벅 물질을 옮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uuk4Pr2i8 세포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세포 골격을 유지하기 위하여 세포내에는 수많은 미세소관이 지나갑니다. 미세소관은 극성이 반복하여 나타나기에 ATP 에너지를 이용하여 마이오신은 미세소관을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생물학 진화하는 분자 시스템... 생명의 정의 중 하나이다. 소립자들이 원자를 이루고, 원자들이 다시 local minimum point에서 결합하여 분자구조를 이룬다. 분자들은 정보를 이루고, 정보에 따라 다시 분자들을 재조합한다. 이 과정은 수억년의 시간과 셀수 없는 많은 시도를 통해서 고도로 정교한 분자 공장을 저절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것들의 원리를 느꼈다면 우주가 이렇게 커야 하는 이유, 우리가 이렇게 작은 것들로 만들어진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세균들에게 삶의 의미가 있을까... 적어도 인간들에게는 그 질문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주에게 인간들의 개별적인 삶의 의미가 있을까... 잘 모르겠다. ========================= Central dogma 이..

1차원적인 아미노산 사슬이 생기면, 이제 2차 3차 구조를 통해서 3차원적인 단백질 덩어리를 만들어야 한다. 1차원적인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형성되는 3차구조는 항상 동일하다. 즉, 고유한 3차구조를 갖는다. Anfinsin이라는 화학자가 이것을 증명하여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다. 어떤 모양으로 접힐까? 가장 자유 에너지 (free energy)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생성된다 (thermodynamic hypothesis). 그런데, 아미노산 하나가 취할 수 있는 모양이 대략 10개 정도의 형태 혹은 결합 포인트가 가능하면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의 가능한 조합은 10^100개가 되어, 우주가 사라질 때까지 계산해도 가장 자유에너지가 낮은 조합을 찾기 어렵다. 이것을 protein fol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