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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DNA 전사 과정

existence_of_nothing 2021. 3. 17. 10:55

모든 생명은 모두 동일한 분자 구조로 되어 있다. 심지어 바이러스까지도 말이다. ACGT라는 2bit의 염기들의 서열, 나란 인간은 "AGTCCCAGC..." 라는 얘기이다. 이 말을 들으면서 놀라지 않는다면 과학적 감수성이 심히 떨어진다고 생각해도 된다. 비록 우주에서 먼지처럼 작은 존재들, 우주의 푸른 외딴섬 지구에서만 일어나는 극히 우연적인 사건이지만, 그들은 우주에 관한 서사중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 모든 시작은 정보의 발현에서 부터이다. 물론, 나라는 HW에 관한 얘기이다. SW에 대해서 말하자면 더욱 가지수는 늘어난다. 어떤 길가는 인간이던 붙잡아 놓고, 본인의 인생을 얘기하라고 하면, 누구던 엄청난 서사를 얘기할 것이다.

 

DNA 정보는 수소결합이라는 어떻게 보면 아주 약한 분자들의 결합에서 발생한다. 수소결합은 멀리 볼 필요없이 물을 바라보면 된다. 물분자들은 수소 2개와 산소 1개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는 전자를 간절히 원하는, 전기 음성도가 크고, 수소는 상대적으로 작기에 물분자는 극성을 띤다. 이 미약한 전자기력, dipole moment는 같은 극성을 띤 많은 분자들을 붙들어 두기에, 물은 아주 강력한 용매로 작용한다. 

 

DNA는 염기서열, base쌍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염기들은 자신들을 이루는 원자들의 전기 음성도가 같지 않기에, 어떤 부분은 +를 어떤 부분은 -의 약한 전하를 띤다. 전체적으로는 중성이지만 부분적으로 전하 밀도가 달라지는 이 묘한 현상 때문에, +부분은 -부분을 잡아두려고 하고 -는 반대 극성을 붙잡아 두려고 한다. 그 하나하나는 엄청 미약한, 결합 중 가장 약한 결합의 하나이지만, 30억 염기쌍이 지퍼처럼 동작하기에, 일단 그들이 결합하면 그 결합력은 엄청 쎄진다. 따라서, 보통 상태에서 DNA 정보가 함부로 복사될 우려는 없다.

 

 

DNA는 필요할 때마다, 주변의 열, 화학 물질 등에 의해서 후천적으로 정보 중 일부가 발현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우리가 예전에 junk라고 생각한 DNA 중 많은 부분은 이러한 후천적 정보 발현에 깊이 관여함이 밝혀진다. 물론, 그 중 일부는 말그대로 진화의 과정에서 지워지지 않은 junk 정보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Translation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DNA가 mRNA로 복사되는 과정을 전사 (transcript), 전사된 mRNA 정보로부터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한다. 즉, 단백질 생성은 전사와 번역의 두 과정으로 구성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사 과정을 조금 깊이있게 이해해 보자. 전사는 히스톤 실패에 소중히 감겨있던 DNA가 단백질 합성을 위하여 풀어헤쳐져서 mRNA에 복사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환원론의 바닥은 분자 구조일 것이다. 물론, 그 밑은 양자역학을 포함한 물리적인 입자 구조가 있겠지만, 화학에서는 분자식에서 이론을 시작한다. DNA를 이루는 요소들의 분자구조식이다. 좌측에 P를 중심으로 한 인산기가 붙어 있고 (HO-P-O-O-O), 디옥시리보스라고 불리는 오각형의 뼈대가 있다. RNA 혹은 DNA전사를 얘기할 때, 아래 그림의 3’와 5’의 얘기가 자주 나온다. 3’와 5’는 인산기를 토대로 연결되어 있다. 아래 위키 그림에 잘 나와 있듯이, DNA에서 복사된 mRNA는 5’에서 시작해서 3’에서 종단된다.

 

오각형 뼈대의 1’에 붙는 화학물질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한 알파벳이 결정된다. DNA의 경우, 아래 그림에 있듯이 A, T, G, C라는 4개의 글자 (base라고 하고, 1글자를 1b라고 한다)가 가능하다. 즉, DNA의 한 글자는 4개의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4개의 정보, 즉, 2bit가 3개 모이면 그것을 코돈(codon)이라고 하며 이론적으로는 64개의 아미노산을 구별할 수 있다. 인간은 그 중 20개의 재료만으로 단백질을 합성한다.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그림은 아래와 같다. 보다시피 인산의 뼈대에 5’와 3’ 부분이 30억개가 결합되어 있는 거대한 단일 고분자이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데로 오각형 뼈대에 A/T/G/C 염기가 붙어 있고, 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반대편에는 상보적인 (반대 기호의) 염기가 붙어서 결합하고 있다. 그 결합은 약한 이온 결합 형태인 수소 결합으로 구성된다. 수소 결합은 분자가 전체적으로 중성이더라도 +와 – 중심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전기 쌍극자들 간의 결합력이다. 다른 설명으로는 전기 음성도의 차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결합력이다.

 

아래에 코돈표(3b로 표현)와 해당하는 아미노산이 나타나 있다. 실제로 세개의 염기로 64개의 정보를 표현할 수 있으므로, 아래 표에 있듯이,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칭하는 여러 개의 codon 이 중복으로 표현되어 있다 (즉 codon 하나와 아미노산 하나가 1대1이 아니고 다대 1인 것이다). 이 중, AUG 는  Methionine 이라는 아미노산을 지칭할 수도 있지만, mRNA의 처음 시작 위치를 알려주는 start codon 이기도, 이 부분부터 의미있는 정보, 복사가 시작한다는 얘기이다. 마찬가지로 UAA/UAG/UGA는 정보의 끝을 의미하는 stop codon으로 작용하고 이 지점에서 복사를 마친다.

 

 

보통때에는 DNA는 정보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 이중 나선 구조로 지퍼로 잠겨있다. 그리고 30억쌍의 DNA는 2미터 길이에 달하는 고분자인데, 이것을 히스톤 단백질로 된 실패에 돌돌 감아서 그 작은 모든 세포에 빽빽이 저장하고 있다. 사실, 지적 설계로 보면 너무 비효율적인 구조이다. 왜 모든 세포들이 모든 DNA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서울시는 서울시 설계도만 있으면 되지, 왜 대구의 설계도도 보관해야 하는가.. 그러나 진화의 관점에서는 자연스럽다. 인간은 세포들의 거대한 분업시스템으로 발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히스톤 단백질에 감겨있는한, 호시탐탐 정보를 복제하려는 전사인자 (TF, transcription factor)와 RNA 중합효소(polymerase)는 DNA에 접근할 기회가 없다. 그러나, 전사가 필요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먼저 히스톤에 아세틸기 (CH3O)가 붙어서 아세틸화가 진행된다. 즉, 히스톤의 + 전하가 아세틸기와 결합되어, 더 이상 DNA를 붙잡고 있을 수 없게 된다. 전사가 끝나면 다시 아세틸기를 떼어서 DNA와 결합하게 되는데 이것을 메틸화라고 한다. 이제, DNA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사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RNA 합성효소(polynomerase)가 DNA의 복사 시작 위치에 결합해야 한다. RNA 합성효소는 RNA를 복사하기 위한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공장이 세워지는 위치를 promotor구간이라고 부른다. 즉, DNA와 RNA 복사기의 docking 이 생겨야 한다. 

 

움직이는 합성효소가 움직이는 DNA의 시작위치와 결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따라서, 많은 일꾼들이 그들이 잘 자리잡도록 도와준다. 이것들을 TF(전사인자, transcription)라고 부른다. 그 종류만 해도 TF(전사인자), GTF(일반전사인자), Activator(활성인자), Repressor(억제인자)등이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DNA 복사를 위한 TF 들이 위치잡을 수 있는 TFBS(transcription factor binding site)라는 곳에 먼저 전사인자들이 자리잡는다. 그것들의 협력을 하여, 세포속에 떠돌아다니는 RNA 중합효소를 가져다가 복사의 시작위치, promotor자리에 위치시킨다.

 

RNA polymerase는 이제부터 DNA 쟈크를 풀어헤치면서 복사를 시작하고, 복사를 마친 부분은 좀 전에 얘기한 것처럼 다시 메틸화가 되어, 쟈크가 저절로 묶이면서 히스톤 실패에 차곡차곡 감긴다. 사실 이 모든 과정이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정교하기는 하다. 아래 그림을 보자. 동그란 히스톤 실패에 2바퀴반씩 감겨져 있던 DNA가 풀어헤쳐지면서 mRNA로 전사가 시작되고, 마친 DNA는 다시 히스톤 실패에 차곡차곡 감긴다. 진화의 신비는 끝을 알 수가 없다.

 

인간이란, 생물이란 무엇인가… 아래에 있듯이 환원론의 끝자락에 묘사되는 인간은, code sequence, 즉 정보 덩어리이다. 과학적 방법론에서 인간은 coded sequence로 묘사되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인간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들은 같은 물질, 같은 부호 방식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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