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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

라이프니츠

existence_of_nothing 2021. 2. 1. 16:00

흔히 사람들은 뉴턴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라고 얘기한다. 천재란 타고나는 것일까, 개발되는 것일까, 인간들이 만든 상상의 산물일까?

 

독일 수학자 라이프니츠 (1646 ~ 1716)는 뉴턴과 더불어 미적분학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미적분에 대한 필요성과 연구는 뉴턴이 먼저 시작하였다. 그러나 뉴턴은 그 생각을 논문으로 발표하지 않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고, 이것은 아마 라이프니츠에게도 흘러 들어갔을 것이다. 실제로 1676년을 전후로 뉴턴의 논문을 보고 감명받은 그가 상세한 자료를 요청하여 뉴턴은 두차례에 걸쳐서 답신을 보낸다.

 

그러나 라이프니츠의 미적분에 대한 출발은 뉴턴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뉴턴은 입자의 운동 궤적을 기술하기 위하여 미적분을 연구하였고, 라이프니츠는 기하학에서의 면적과 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 개념을 연구하였으며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dx, dy 적분기호 등의 미적분 기호는 라이프니츠에게서 기인한다. 

 

라이프니츠는 뉴턴보다 3년 먼저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영국의 수학자들이 난리를 쳐서 이 문제는 법정으로 가게 되고, 뉴턴에게 최초의 지위를 양보하게 된다. 사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서 특허나 논문의 경우, 발표자에게 최초의 영예를 부여한다 (미국만이 선발명주의로 특허에서는 연구 시점에 우선권을 둔다). 물리학사를 살펴보면, 최초로 논문을 내기 위하여 경쟁한 여러 흥미 있는 얘기들이 나온다.

 

독일 라이프치히 지방의 대학교수의 아들로 태어난 라이프니츠는 7살 때 니콜라이 스쿨에 입학해서 당시 이미 수학/법학/종교학/철학/역사/문학의 전 방면에서 천재성을 드러내고 12살 때 독학으로 라틴어/그리스어를 익힌 후 15살에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하고 20살에 법학 학사를 마쳤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학위는 받지 못한다. 그리고 뉘른베르크의 아트도르프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접목한 논문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제목이 수학 학위 같은 "조합 기교에 관한 논문", 1966). 이후 그는 외교관이 되어 국가에 봉사한다.

 

여러 지방을 여행하면서 후크, 보일, 레벤후크, 스피노자등을 만나면서 여러 다양한 지식을 접한 후 수학 훈련의 필요성을 느껴서 네덜란드 광학 연구가인 호이겐스의 제자가 된다. 라이프니츠는 과학, 수학 뿐 아니라 공학, 사회학, 철학 모든 방면에 다양한 업적을 남겨서 뉴턴 못지않은 천재로 알려져 있다.

 

몇 가지를 들면 미적분학 정립, 모순율/술어개념/충족이유율에 기반한 그만의 논리학 정립, 신이 전능한데 왜 악을 허용하는가에 대한 신정론 정립, 목적론적인 실체 (모나드) 기반의 독일 관념론 철학의 시초, 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인 이진법 체계의 개발과 계산기, 컴퓨터 개념 정립 등이다. 천재중의 천재인 폰 노이만을 떠 올릴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족적을 남긴 사람이지만, 뉴턴만큼의 임팩트를 인류에게 준 것 같지는 않다.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스콜라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혹은 목적론적 존재론 위에서 출발한다. 그가 살던 시대는 근대가 태동하던 시기(갈릴레이->케플러->뉴턴)이고, 여러가지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라 목적론적 세계관보다는 기계론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시대였다. 라이프니츠는 실제로 체계적인 저술을 별로 남기지 않고 서한의 형태로 기록을 남겨서 그에 대한 연구는 쉽지 않다.

 

그의 대표작은 "단자론"이고 여기서 단자는 모나드(monad)를 지칭하고 그리스어인 모나스(monas), 수의 실체에서 나온 용어이며, 이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모나드는 그 자체가 실체이며 (철학에서 실체는 흔히 자신 외에는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존재를 의미함), 그 안에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모나드로부터 원자나 소립자를 떠 올리기 쉬우나, 모나드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다는 면에서는 원자론의 원자 개념과 비슷하나 물질이 아니며 관측의 대상이 아닌 형이상학적인 실체이다.

 

실체인 모나드는 외부와 소통하는 창이 필요 없다. 각각이 독립적인 실체인 모나드는 어떻게 사물과 인간을 구성하는가? 그것은 모나드 내부에 움직임이 이미 신에 의해서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는 "최선의 원리"에 따라 예정된 조화를 추구한다. 마치 뛰어난 기술자가 만든 시계가 같은 시각을 가르키듯이 말이다. 예정조화론이다. 세상에는 왜 악이 존재하는가? 그 악이 존재하지 않으면 더 큰 악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왜 유대인은 학살되었는가..그렇지 않았다면 인류는 더 큰 고통을 받았기 때문일까? 요즘 철저히 비인간적인 물신주의의 배경에 유대 자본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때,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을 개발하고도 과학사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외교관이라는 주 직업의 취미적인 활동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러한 목적론적인 세계관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라이프니츠는 연장(공간)은 허구이고 힘이 실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연장의 실체인 물질은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을 우리의 의식이 인지하기 때문에 만든 허구라고 지적하며 뉴턴의 절대 공간 개념을 부정한다. 알다시피 뉴턴 역학은 공간이 먼저 주어지고 공간에서의 물체의 운동을 설명한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에서 시공간이 에너지에 의해서 휘어지고, 에너지에 의해서 창출되기도 하며,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내부는 실제로는 대부분 텅빈 공간이라는 사실, 양성자 조차도 그 내부에 수학적으로 밖에는 묘사될 수 없는 쿼크의 조합이라는 사실 등을 생각할 때, 라이프니츠가 너무 시대를 앞선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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