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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클림트, 에곤쉴레

existence_of_nothing 2023. 1. 31. 16:10
인상파가 등장하여 프랑스 회화계를 뒤흔들든 시기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빈 분리파"가 등장한다. 클림트( Gustav Klimt, 1862~1918)와 그의 제자 에곤 쉴레(Egon Schiele, 1890~1918) 가 주도한다. 그 둘의 그림은 누가 봐도 알아차릴 정도로 개성이 가득하고 독특하며, 일견은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금 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난 클림트는 빈 부르크 극장 천장화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하는 관객들을 사실적이고 고전적으로 묘사하여 황제로부터 황금공로십자 훈장을 수여받고 상금으로 유럽여행을 떠난다. 인상주의의 혁신이 휩쓸고 있는 파리에서 큰 감명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오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오스트리아 미술계에 환멸을 느끼고, 기득권에 빠진 기존 화단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빈 분리파 운동을 연다.
1894년 빈 대학에서 클림트에게 천장화를 제의한다. 그 주제로 당대의 주요 학문인 "신학","철학","법학","의학" 중 신학을 제외한 나머지 주제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데, 첫번째 그린 것이 바로 아래의 "철학"이다. 당연히 대학에서 기대한 것은 깊이있는 철학적 사유에 관한 그림인데, 클림트가 그린 그림은, 보시다시피 요상한면서도 야리끼리한 그림이다. 스핑크스를 바라보는 관객과 우주를 표현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클림트는 별 설명을 하지 않는다.
철학을 본 교육부와 대학에서 더 이상 그림을 맡겨 말어, 고민하다가 다시 한번 미련을 못버리고 두번째 "의학"을 그릴 것을 제안한다. 물론, 위대한 의술을 상징하는 대작을 기대했지만, 전혀 의학적이지 않아 보이는 그림이 등장한다. 물론, 중간에 해골바가지가 조금은 의학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클림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듯한 중간의 화려한 여인은 건강의 여신 "히게이아"라고 한다. 의사들이 보고, 자신들이 장의사인지 착각했을 만한,, 당연히 의학계의 격분을 불러 일으킨다.
마지막 그림인 법학이다. 공명정대한 법의 구현을 상징화하기를 원했지만 왠 이상한 문어대가리가 보이고, 세여인의 추행범으로 잡혀서 재판받는 듯한 벌거벗은 노인이 보인다. 그나마 셋 중에는 가장 학문의 의미에 가까운 그림인 듯 하지만, 문어대가리를 그리라고 그 비싼 비용을 지불했을 것 같지는 않다. 클림트는 여전히 별 얘기를 안하고 꿋꿋이 먹튀한다.
교육부는 돈이 아까워서 대학에 계속 소장하라고 하지만, 빈 대학의 강한 거부로 그림들은 모두 거부되고,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다가 2차 대전 중 소실된다. 사실, 클림트의 많은 작품들에는 관능적인 여인의 누드들이 등장하고 독일은 이것을 퇴폐적으로 판단하고 모든 그림들을 분리 보관하다가 2차 대전에서 퇴각 중, 소각시켜서 현재 클림트의 남아있는 그림들이 많지는 않다.

금세공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그의 그림은 온통 황금색으로 치장된다. 누가 봐도 알수 있는 클림트의 유명한 그림들인 1908년작 "키스"와 1907년작 "아델블로흐 바우어"이다. 이 작품들은 실제로 황금 금박을 이용하여 제작되었으며, "아델"은 200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세계적 화장품회사인 에스티 로더 회장이 1500억원으로 구매해 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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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에곤 쉴레년 28살에 스페인 독감으로 요절한 천재 화가이다. 클림트의 제자로 빈 분리파를 열지만, 클림트의 화풍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쉴레는 짧은 생애동안 100여편 이상의 자화상과 2000여점의 데생, 유화를 그린다.

에곤 쉴레는 유난히 여성에 집착하고 수많은 누드화를 남기는데, 독특한 색채와 표현으로 인해 관능적이라기 보다는 약간 기괴한 느낌을 많이 준다. 에곤의 생전에 근친상간을 의심받던 여동생을 비롯한 4명의 연인들을 만나고 그들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준다. 그 중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모델이었던 발리 노이질은 그에게 큰 영향을 주지만, 쉴레는 그녀를 옆에 두고 싶어했지만 결혼할 생각은 일도 없었다. 그에게는 작품세계도, 정열적인 사랑도, 안정된 집안 출신과의 화목한 가족 생활도 모두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며, 결국 그녀는 그를 떠나간다.

미성년 모델들과의 의혹으로 인한 추문과 짧은 복역도 있었지만, 부인 Edith를 만나서 결혼 후,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공 가도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뿐, 2018년 스승 클림트를 잃고 곧이어 발발한 스페인 독감으로 부인과 아이를 잃은 3일 후, 28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1918~2020년 사이에 H1N1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은 당시 세계 인구 17억명 중 5억명을 감염시키고 2천~5천여만명을 사망시키면서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추정인 900만명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전의 질병들은 종교와 민간 요법이 상황을 악화시킨데 반해, 현대 의학과 소독이 등장하기 시작한 20세기초에 그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현대 의학의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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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들을 보면, 그들이 생각과 판단을 하며,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인간들이 의식주를 제공하면서 이미, 뇌의 활동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여유의 시간에 그들은 주인을 생각하며, 자신이 먹었던 맛있던 음식에 대한 기억을 저장한다. 얼마전 유튜브를 보니, 강아지가 펫샵을 지나면서 그곳에서 먹은 맛있는 간식에 대한 기억 때문에, 간식을 사기 전에는 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쓰는 모습이 나왔었다. 간식을 사자 행복한 모습으로 주인을 따라 나서는 것이 영락없는 어린 아이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렇다, 동물과 인간은 그렇게 다르지 않으며, 인간들이 이렇게 똑똑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 진 것도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어떤 이들은 뇌가 있어도, 24시간을 노동에만 몰입한 채, 생각할 여유가 없이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생각할 여유조차 차고 넘쳐서 점점 더 자극적인 일에 탐닉하곤 한다. 뇌는 스스로의 존재감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뇌는 기능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수많은 부분들로 이루어진다. 뇌의 일부분은 시각을 처리하고, 일부분은 색감을, 어떤 부분은 미각을, 후각을, 어떤 부분은 지도를 생성하는 일들을 처리한다. 그들은 일견 철저히 분업화 되어 있는 듯 보이는데, 희안하게도 그들은 하나의 생각, 지향성을 만들어낸다. 철저하게 병렬 처리를 하게 설계된 뇌들이, 어떻게 "이동하는 주의력, 지향성" 이라는 하나의, 전혀 병렬적이지 않은 그 무엇인가를 만들어낸 것인지 인간들은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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