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펜로즈 다이어그램 본문
어제 2020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특이하게도 천문학계의 형이상학인 블랙홀 이론에 관한 연구에 주어졌다. 아마 호킹이 몇년만 더 버텼다면, 당연히 호킹이 수상하지 않았을까? 어제 수상자 중 가장 impact있는 분은 당연 "로저 펜로즈"박사이다.
펜로즈의 삼각형은 위와 같이 생겼다.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삼각형이다. 얼핏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한다. 요 그림의 아이디어를 에셔(Escher)가 가져가서 아래 그림을 그리고, 이것에 영감을 받아서 인셉션에서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일 것이다. 에셔가 기억이 나지 않아도, 손과 손이 마주 잡고 있는 그의 그림은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외에 펜로즈가 어떤 연구를 하였는지 잘 아는 밴친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블랙홀은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수학적으로 이해하기에는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 혹은 에너지는 주변 공간을 휘게 만든다 (혹은 반대로 공간의 휨이 에너지라고 생각해도 무방할지 모른다). 질량이 임계치를 넘어가고(태양의 10배정도), 떨어지는 입자들을 저지할 어떤 에너지도 없다면, 입자들은 한없이 떨어지고 결국 한점 (singularity)에서 만난다.
그것은(블랙홀의 내부는) 어떤 모양일까? 이것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탐사를 위해서 블랙홀로 뛰어들고, 그 강력한 기조력을 견뎌내어 특이점 인근에 가서 그 진리를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외부로 알릴 방법은 이론적으로 없다. 물론 인간들의 위대한 추상 능력으로 상상은 가능하다. 올해 노벨상은 이러한 상상의 분야에 주어졌다. 물론 외부에서 블랙홀의 외형의 관측은 가능하다.블랙홀에 엄청난 속도로 빨려들어가는 물질들이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금기시되어 온, 실험적 측정의 대상이 아닌 분야는 노벨상과 거리가 먼 원칙이 깨어진 것처럼 보여서 훗날 뒤돌아 보면 의미있는 한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가장 위대한 두 업적, 특수/일반상대성이론은 노벨상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평범하지만, 관측과 검증이 용이한 광전자 이론, 앞의 두 이론에 비해서 왜소한 이론에 노벨상이 주어졌을 뿐이다.
펜로즈의 업적을 크게 2가지를 얘기하는데, 하나는 호킹과 함께 특이점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증명한 점과 다른 하나는 위의 그림처럼 예쁜 블랙홀 모형, 펜로즈 도(penrose diagram)를 만들어낸 것이다. 위의 그림이 어떻게 나왔고 위의 그림의 내용을 모두 설명할수 있으면 과학분야에 상당히 관심이 있는 분이고,위의 그림을 수식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혹은 그 유도과정을 이해하고 있다면 진정한 물덕(물리학 덕후)일 것이다.
오른쪽이 현 우주, 왼쪽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다른 우주, 아래쪽은 모든 물질을 분출만 하는 white hole, 위쪽은 모든 물질을 흡수만하는 black hole이다. 물체가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오른쪽 왼쪽 45도 방향 (light cone)까지만 가능하고, 시간의 일방향성 때문에 아래에서 위로만 최대 45도 방향으로만 (world line) 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쭈글쭈글한 직선이 특이점(singularity)이다. 블랙홀에 들어가면 외부로는 절대 나올 수 없고, 모든 운동은 특이점으로만 향한다. 반대로 화이트홀로는 어떠한 물체도 들어갈 수 없고, 특이점에 있는 물체들이 방출만 된다.
아래는 우주관련 타 밴드에 게시한 블랙홀 관련 글이다. 최대한 수식을 줄인 형태지만, 내용 이해는 거의 안될 것이지만 관련 글이기에 놔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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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론을 하다보면 사실상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가 블랙홀 연구이다. 블랙홀 연구가 어려운 이유는,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일반 상대성이론, 열역학, 양자역학 및 양자장론, 양자 정보이론등, 거의 모든 물리학 분야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풀다보면 나타나게 된다. 아래의 슈바르츠쉴드 metric을 살펴보자.
이 방정식은 물질이 없는 공간에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풀어서 나오는 해이다 (물질이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FRW metric이 유도된다).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은 변수와 방정식이 많은 텐서 방정식이라 그 해를 구하는 것을 본인은 포기했는데 슈바르츠쉴드는 포병으로 전쟁의 와중에 그 방정식을 풀어서 아인슈타인에게 보내어 논문으로 발표하는데 불운하게도 얼마 후 전쟁터에서 사망한다.. 그런데, 위 방정식은 r=r_s가 될 때 분모항이 0이 되기 때문에 특이점이 존재한다.
r=r_s는 그냥 특정한 시공간일 뿐인데, 특이점이 존재하니 슈바르츠 본인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특이점을 없애기 위하여 노력하는 와중에 사망한다. r_s를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르며, 그 공간을 넘어서면 어떤 존재도 다시 현재의 우주로 돌아올 수 없다. 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함에 따라 공간좌표계가 무한히 늘어나서 아무리 달려도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갈 수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제논의 아킬레스 논변처럼 말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외부에서 바라본 사람이 관찰하는 현상이며, 실제로 블랙홀로 여행하는 이에게 r_s는 어떠한 이상한 점은 아니다.
아래 그림에서 Schwartzschild metric에서의 light cone의 모양을 도시하였다. light cone이란 현재의 시공간에서 입자가 물리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영역을 표시한다. 위의 식에서 보듯이 사건의 지평선으로 가까이 가면 cone이 점점 가늘어져서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면 light cone은 아예 누워 버리고, 우리가 갈수 있는 공간은 특이점만으로만 향하게 된다.
이 공간으로 우주를 설명하려면 두가지 문제가 있다. Light cone 모양이 위치에 따라 모두 다르고 기울기가 다르기에 공간상에서 causal relationship을 찾기가 어렵고 특이점에서는 아예 cone이 사라진다. 그리고, 우주 전체를 칠판에 그릴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블랙홀과 같은 거대 우주를 다룰때, 우리는 우주 전체의 어떤 구조보다는 입자의 운동이 어떻게 시작하여 어떤 가능한 경로를 거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가 주 관심사이다. 이를 도식적으로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Penrose diagram이다.
아래에 슈바르츠쉴드 블랙홀의 penrose diagram을 그렸다. 이것을 어떻게 그리는지를 설명하기 위하여 수식으로 정리해 보았지만, 그것을 밴드로 옮기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수식을 그림으로 변환해서 붙여야 하기에 생략한다.
위의 그림에서 아래에 있는 삼각형은 white hole이고, 위에 있는 삼각형은 black hole이다. 그리고, 우측에 있는 사각형이 우리 우주이고, 좌측에 있는 사각형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우주이다. 아래위의 물결무늬는 blackhole 의 중심에 존재하는 특이점을 표시한다. conformal mapping을 하였기에 하나의 점이 선처럼 길게 보인다.
입자가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인 light cone은 45도의 깔때기 모양이므로, 우측이나 촤즉에 있는 입자들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블랙홀 내부에 있는 입자들은 특이점으로만 운동이 가능하고, 화이트홀 내부로는 어떤 입자들도 들어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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