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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

끈, 초끈이론 단상

existence_of_nothing 2021. 9. 14. 12:45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평균 연령대가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20대에 연구를 하여 30대에 완성하고 바로 수상하거나 40대정도에는 수상곤 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노벨상 수상자들은 평균 38세에 연구를 시작하고, 55세에 완성하고 70세에 수상이 평균이다. 이제, 건강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노벨상 수상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물리학의 최근 50년은 끈이론이 지배한다. 끈이론은 사실 양자 중력이론을 위하여 개발된 도구는 아니다. 1968년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베네치아노(Veneziano, 1942-)는 강력(strong force)을 설명하기 위하여 S 산란행렬을 연구하는 와중에 산란진폭을 나타내는 함수가 수백년전 오일러가 발견한 오일러-베타함수의 형태임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남부 요이치로, 데쓰오 고토와 레너드 서스킨드는 이것을 두 끈이 만나서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우주의 기본입자가 끈의 공명으로 해석할 수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강력이론은 머레이 겔만의 SU(3) 양밀스 이론에 근거한 quark 이론에 의해서 훌륭히 설명되고, Jeffery Chew가 주창하던 산란행렬 이론, Veneziano의 발견은 소수의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관심 대상에서 멀어진다.  그러나, Schwartz, Neveu, Ramond 같은 소수의 학자들은 주변의 관심과 무관하게 끈이론에 대한 사냥을 계속 이어간다. 

 

끈이론을 연구하면 항상 만나는 입자가 바로 massless spin 2 particle이다. 처음에 그 spin 2 입자의 존재는 끈이론가들을 항상 좌절케 하였다. 자신들이 아는 세상에 massless spin2 boson 입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들어보는 대부분의 보존 입자들의 spin은 1이다. 도대체 이 듣보잡 spin 2 입자는 어디서 온 것인가? 

 

QCD와의 이론 전쟁에서 완패를 했지만, Caltech의 schwarz교수는 끈이론에 항상 등장하는 spin2 입자가 인류가 오랜동안 찾고자 했던 graviton 입자라는 의미를 파악한다. 다른 모든 세힘들은 비가환 yang-mills 이론에 따라 게이지 이론이라는 통합 프레임으로 설명을 할 수 있지만, 중력은 항상 외톨이로 존재하다가, 드디어, 중력과 다른 세힘을 같이 설명할 수 있는 프레임웤을 찾은 것이다. 이것에 기반하여 Green-schwarz mechanism에 의해서 quantum gauge anomaly 를 제거하는 방법이 나와서 끈이론의 정합성이 완성된 1984년을 기점으로 끈이론의 1차혁명을 일으킨다. 

 

양자 역학에 대해서 쉽게 얘기하면 에너지가 양자화된다... 이렇게 설명하지만, 양자화 과정은 1. 물리법칙의 대칭성 이해, 2. 대칭성을 이용한 작용량, action의 정의, 3. 작용량에 존재하는 redundant degree of freedom 을 제거하는 게이지 장을 이해하고 게이지를 고정하여 불필요한 자유도를 제거하는 과정, 4. 운동 방정식 (EoM, equation of motion) 계산, 5. 고전적인 변수를 연산자로 대체 (이 과정이 양자화의 핵심), 6. 양자화를 거친 이후에도 고전적인 대칭성이 유효한지 분석의 단계를 거친다.

 

만약, 양자화 과정 이후에 고전적인 대칭성이 파괴되면, 이것을 anomaly가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고전적으로 잘 설명되던 현상이 양자화 과정에서 어떤 요인에 의해서 정합성을 잃어버린 케이스이며, 이를 잘 해결해야 비로소 양자화 과정이 완성된다.  

 

흔히 끈의 진동하는 모드에 따라 입자가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흔히들, 초끈이론은 "세상의 근본은 끈으로 구성되며, 끈의 진동 모드에 따라 입자가 결정된다"라고 설명한다. Bosonic  string theory에서 묘사하는 세상은 26차원이며, Fermionic string theory, super(symmetric)-string theory에서 묘사하는 세상은 10차원, M theory에서 묘사하는 세상은 11차원이다. 나머지 차원은 Kaluza-Klein이 제시한 아이디어데로 아주 작은 세상에 꼭꼭 숨겨져 있어서(compactification), 인류는 절대로 발견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수학적 난해함, 5개의 이상한 이론들의 난립등으로 다시 버벅대고 있다가, 돌연변이 천재인 에드워드 위튼이 1995년 다섯가지 초끈이론은 M이론이라는 하나의 이론을 다섯가지 다른 방향에서 바로 본것이라는 이론을 제시한다.  즉 각 이론에 S/T/U duality 와 Mirror symmetry를 적용하면 각 이론의 방정식을 상호 변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995년 Joseph Polchinski는 끈이론의 경계조건에 대한 의미를 획기적으로 해석하여 끈이 존재하는 공간, D-braine 자체도 동적인 dynamics를 가질 수 있음을 제안한다. 이제, 끈 이론은 더 이상 끈이 아니라, 끈과 브레인, 그들의 상호 작용이라는 이상한 차원의 이론으로 승격된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끈이론 2차혁명이 일어난다.  

 

1997년에는 말다세나라는 아르헨티나출신 물리학자가 ADS-CFT이론, 즉, 4차원 공간의 양자장론과 5차원 공간의 초끈이론(중력이론)이 서로 등가관계에 있다는, 그리고 한쪽 세상의 강력이론은 다른 쪽 세상의 섭동이론이 된다는, 다른 말로는 한쪽 이론에서 풀기 난해한 문제를 다른 이론으로 손쉽게 풀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함으로써 끈이론의 황금시대를 구가한다.

 

초끈이론에서 끈의 길이는 대략 10^-35m이내로 추정한다. 1TeV에 해당하는 길이가 10^-18m이므로,  10^-35m~10^17 TeV이며,  현재 세상에서 가장 큰 입자가속기인 LHC가 10TeV이니, 끈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은 쿼크를 구경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 현재 거의 모든 끈이론에서 supersymmetry (SUSY) 대칭을 가정하고 있기에, 최소한 SUSY 입자라도 찾으면 면이 설텐데, 불행히도 그 입자의 흔적도 찾지 못하고, 실제로 그 입자들이 존재하지 않을 것, 혹은 찾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증가하고 있다.

 

"끈이론에 진입하기는 그 수학적 난해함으로 인해서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끈이론에 진입하면 끈이론을 버리기도 또한 쉽지 않다" 재벌이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재벌이 자신의 모든 재산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다. 끈 이론을 공부하려면, 물리학의 거의 전 이론을 공부해야 하고, 미분기하이론/군이론/등각장이론/위상수학등 많은 수학적 도구를 익혀야 한다. 그리고, 이제까지 기존 물리학자들이 고민한 내용을 모두 공부해야 하고, 그리고 실험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이 험로로 일단 들어서면, 사실 되돌아가가기가 쉽지 않다. 입자 물리학자들의 딜레마이며, 새로운 천재의 끈이론 3차혁명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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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성(性)적으로 선하고 착한데, 자라면서 환경의 영향으로 악하게 되는 것인가 .. 아니면 본성적으로 선하지는 않지만, 선한 행동을 하고자 끊임없이 수련(僞)을 해서 선하게 되는 것인가? 백가쟁명의 시기에 맹자와 순자는 각자 성선설과 성악설을 주장한다. 만약 원래 인간들이 선하다면, 수련을 통해서 선을 가리고 있는 악한 면을 없애면 되는 것이고, 만약 인간들이 원래 악하다면 수련을 통해서 선한 행동을 하고자 노력하면 될 것이다. 답은 선한 인간이 되는 것이니, 답정녀, 답정남이 되게 열심히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선을 덮고 있는 악한 기운을 제거하는 것보다, 원래 악한 인간을 개조하려면 좀 더 외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춘추 전국 시대에 다양한 철학사조가 등장한다. 유가, 도가, 법가, 묵가 등등이 있지만, 오늘날의 기준에서 가장 선진 사조는 단연 묵가일 것이다. 공자와 맹자의 유가 사상은 리/기로 이루어진 우주의 질서와 이 질서에 부합하기 위한 인간의 올바른 행위를 끊임없이 얘기한다. 그러나, 왜 우주는 그렇게 이루어져 있고, 왜 인간들은 자신이 처한 계급적/권위적 지위에서 주어진 상황에 묵묵하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다. 

 

묵자(BC479?~381?)는 전국시대 노나라와 주나라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토대로 자신만의 겸애, 비공, 절검의 사상을 전파한다. 겸애는 모든 이를 차별없이 사랑하는 박애사상, 비공은 타인/집단을 공격하지 말라는 평화사상, 절검은 절약하고 검소하게 프로테스탄트적 생활을 할 것을 주장한다. 사실 서구의 기독교 사상과도 형식상 유사한 측면을 가진다. 실제로 묵가집단은 우두머리인 "거자"를 중심으로 결사체를 형성하고 죽음을 불사하는 실천력을 가졌다고 한다. 

 

묵자가 유자(儒者)에게 물었다. “왜 음악을 하시오?” 유자가 답하였다.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요.” 묵자가 말하였다. “당신은 내게 바른 대답을 못하고 있소. 예컨대 내가 ‘무엇 때문에 집을 짓는가?’ 라고 물었을 때, ‘겨울에 추위를 피하고 여름엔 더위를 피하며, 방으로써 남녀를 분별하려는 것이요.’하고 대답한다면 곧 당신은 내게 집을 짓는 이유를 제대로 말한 셈이 되오. 지금 내가 ‘왜 음악을 하는가?’라고 물었는데,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하였소. 이것은 마치 ‘왜 집을 짓는가?’라는 물음에 ‘집 때문에 집을 짓는다.’라고 대답한 것이나 마찬가지요

 

위의 묵가의 사유는 유가의 핵심에 대한 신랄한 통찰이다. 우리가 도와 예를 얘기하려면 그 전에 왜, 무엇을 얘기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깊이있는 사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왜"에 대한 사유는 끝내는 대답할 수 없는, 대전제에 대한 영역에 도달한다. 결국은 신념이나 믿음, 가치에 대한 기본 가정, 가설이 필요하다. 묵자에게 의로운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 혹은 자신들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한때, 그들은 유가와 맞자을 뜰 정도로 위세를 떨쳤으나 당연히, 이들의 혁신적 사고는 지배계급의 이익과 상충되면서, 그들의 사상은 한비자/이사등의 법가와 진시황등의 정권에 의해서 탄압되고 서서히 중국 역사에서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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