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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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

원자설의 등장

existence_of_nothing 2021. 2. 10. 09:09

1. 화학 이야기 1

 

기원전 인류는 자연에 대한 직관만으로 우주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 atom, 로 구성되었다고 상상한다. 세명의 고대 그리스/로마의 철학자들인 데모크리토스(BC460-360), 에피쿠로스(BC342-271) 그리고 루크레티우스(BC94-55)가 그들이다. 22살의 마르크스의 박사 학위 논문의 제목은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 자연철학의 차이”이며, 여기서부터 막스의 유물론 철학은 시작한다.

 

그들에게 우주는 끝없는 영원의 공간과 그 내부를 채우는 물질로 구성된다. 물질들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극미, 원자로 구성되며, 이 세상은 원자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들은 우주적 원리에 따라 질서있게 운동을 하며 우리가 상상하는 인격적인 신이나 창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들이 무게로 인해 위에서 아래로 동일 속도로만 운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에피쿠로스는 “클리나멘(편위)”에 의한 경사 운동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물질들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한다고 한다. 물론 그들의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은 한동안 잊혀지다가, 19세기 John Dolton(1766~1844)에  의해서 다시 제창된다(1803). 그는 더 이상 쪼개질 수 없고, 상호 변환, 생성/소멸이 불가능한 원자로 세상은 구성되어 있고, 화학반응은 원자와 원자 간의 결합만 바뀔 뿐, 원자간의 변환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질량이 보존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도 데모크리토스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기준에서는 많은 부분 부정확하다.

 

먼저, 원자는 쪼개질 수 있으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원자핵과 전자로 분해된다. 전자는 크기를 알 수 없는 점입자로 모델링되며, 원자핵의 크기는 10^-15m, 1펨토미터이며, 핵과 전자사이는 모두 빈공간으로 직경이 대략 1옴스트롱 (10^-10미터)정도이다. 또한, 원자의 핵 내부를 다시 자세한 현미경으로 들여도 보면, 핵은 양성자들과 그들 사이에 거리를 벌려서 쿨롱 반발력을 줄여주는 중성자들, 그리고 중성자와 양성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면서 그들을 묶어주는 파이온 중간자로 구성된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 쿼크라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내부는… 아직은 인류가 모른다.

 

 

두번째로 원자들 사이에는 모습을 바꿀 수 있다. 즉, 핵분열을 통해서 양성자와 중성자의 크기가 나누어 다른 원자 2개로 분리가 되기도 하고, 핵융합을 통해서 수소원자 둘은 헬륨원자로, 헬륨원자 둘은 베릴륨, 그리고 그들은 다시 탄소, 산소… 이렇게 모습을 바꿀 수 있다. 핵분열을 통해서 지구는 수많은 인구에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지만 죽음의 재도 함께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핵융합 발전이 완성되면 인류는 거의 영원히, 죽음의 재의 공포에서 벗어나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계몽으로 인해서 지구는 황폐화되고 있지만, 생태계 회복에 대한 희망도 다시 계몽, 과학의 진보에 의지하고 있다.

 

 

중세에 인류의 지성이 약할 때에는 원소, 화합물의 구분이 어려웠다. 나무를 태우면 재가 되고, 불로 광석을 가열하면 금속이 되고 하는 화학작용을 보고 다른 원소나 화합물을 변환하여 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 상상은 가상의 신화, “니콜라스 플라멜”이라는 연금술에 관한 전설을 만들어낸다. 중세, 수많은 지성들이 원자에 대한 무지몽매함과 일확천금에 대한 기대로 연금술의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뉴턴도, 보일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도 말이다..

 

원래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만이 가득했고,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이것들은 별의 내부에서 핵융합에서 의해서 철까지의 원소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원소 번호 26번 이상의 원자들은 별의 내부에서 만들 수 없다. 우주에서 철이 가장 안정적인 원소이기 때문이다. 주기율표상의 철(Fe)을 벗어난 모든 원소들은, 금(79, Au)을 포함하여, 초신성(supernova) 폭발이 제공한 엄청난 에너지, disturbance때문에 형성되어서, 온 우주에 뿌려졌다.

 

왜 지구상에 이렇게 많은 금이 존재하는가는 오늘날 현대 과학도 정확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위에서의 어떤 화학작용을 통해서도, 금을 포함하지 않은 화합물로부터 금을 만드는 연금술은 불가능함을 모두 알고 있다. 연금술은 사라졌지만, 오늘날도 영구기관을 개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불쌍한 영혼들이 있다. 열역학 법칙을 조금만 공부했더라면 천금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텐데…

 

 

세상의 모든 물질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인 존재, 원자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은 화학계에서 거의 도전을 받지 않았지만, 도리어 존재의 본질을 캐는 물리학 분야에서 원자설은, 마흐(Ernst Mach, 1838-1916)주의자들에 의해서 거세게 도전 받는다. 원자/분자론에 입각하여 고전적인 열역학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 통계역학의 창시자 볼츠만(Ludwig Eduard Boltzmann, 1844-1906)은 엔트로피 S=k log W라는 엄청난 이론을 만들지만 무자비한 마흐주의자들의 폭격에 영혼이 무너져 내려서 자살한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그들은 어리석은 오폭을 한 것이었으나, 당시의 시간대로 옮겨가서 마흐주의자들을 바라보면, 그들은 단지 오컴의 면도날 이론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 당시에, 사실은 오늘날까지도 원자나 분자를 실체로 바라본 사람은 없다.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를 가정하여 세상을 설명한 볼츠만도, 과학적으로 증빙되지도 않은 불필요한 존재를 가정하여 오캄의 레이저 원리를 배반했다고 주장한 마흐도 각자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주장을 한 것이다. 다만, 타인의 생각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것이었을 뿐이다.

 

오늘날 정치 분야에서의 집단적 광기가 팽배하다. 이분법의 세상에 사는 단순하고 관용이 부족한 인간들은 자신들의 색안경이 투명하다고 착각하고 색깔 논쟁을 벌인다.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들이 얘기하는 정의나 진리가 실제로는 착각일 수도 있음을, 자신들이 다양하게 보이는 사물의 한 쪽 면에서만 사물을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인간들이 세상에는 여전히 많다.

 

어쨌던, 세상에는 현상의 저변의 수학적/물리적/형이상학적 실체를 가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생각 중 일부는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설명이 훌륭하지만,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현미경으로 바라보면, 자신들의 생각이 너무 coarse했음을, 사실은 여러가지 원인들이 합쳐져서 나타나는 착시 현상이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형이상학적인 존재,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가정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물질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플로지스톤(phlogiston)이라는 가상의 입자를 상상하지 않고, 빛이 우주 공간을 넘어 전달될 때, 에테르 (ether)라는 가상의 매질에 실려서 파동으로 전파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안다. 실제로는 이러한 측정 불가능한 존재는, 증명이 어려운 존재는 가정하지 않는 것이 더 정확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항상 단순한 설명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이 한 번도 보지 못한, 향후로도 보지 못할 쿼크라는 가상의 입자를 가정하고 있다. 쿼크는 절대로 개별 입자로 관측될 수 없다.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다시 그들은 색 전하 (color charge)의 존재를 가정하며, 세상에는 투명한 입자들 만이 직접적으로 관측되기에 R/G/B중 하나의 색을 가진 쿼크 입자는 절대로 인간들이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물리학자들 중 일부는 우주가 실제로는 수학적 실체일 수 도 있다는, 수학적 플라톤주의를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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