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물질의 상변이, phase transition 본문

양자이론

물질의 상변이, phase transition

existence_of_nothing 2021. 3. 4. 11:10

 

 

 

인간 몸의 70%는 액체, 물로 구성된다. 우리의 세포들은 물위에 조직들이 부유하고 있고, 세포들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우리의 피부는 쪼글쪼글해 지고, 죽음에 가까워진다. 죽음을 맞이하는 여러가지 경우 중, 노화로 인한 사망은 결국 우리 세포가 더 이상 액체 상태에 머물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들은 전성기를 지나면 말라간다. 아무리 잘생긴 사람도,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권력이 넘쳐나더라도 모든 현존재들의 종착역은 죽음이다. 자연은.. 신은 일견 아주 인간들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고, 정의나 불의에도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모든 것들은 인간들이, 뇌가 망상을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물은 그 중에서도 아주 신비로운 액체 상태의 물질이다. 많은 물질들이 고체 상태일때가 부피가 가장 작은데 반해, 물은 3.98정도의 액체 상태일 때 밀도가 최대이고 고체가 되면 도리어 밀도가 감소한다. 이 때문에 대양과 강물은 표면만 얼어붙고, 그 내부에는 한 겨울에도 생명체들이 돌아다닐 수 있다. 물은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로 구성된다. 그런데, 산소 원자는 애타가 전자 2개를 원하고 있고, 수소들은 그들에 관심이 덜하기에, 전자들은 산소 원자에 가까운 곳으로 몰리고, 반대로 수소원자 주변은 양의 극성을 가진다. 이러한 electric dipole 때문에 많은 극성 물질들을 용해할 수 있고, 물질들을 순환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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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리학 전공자들중 많은 이들은 고체 물리학, condensed matter physics를 전공한다. 실제로 condensed matter는 고체뿐 아니라 액체도 포함한다. 압력을 가해도 부피의 변화가 거의 없는 물질, 원자 반경의 수배 이내의 거리에 다른 원자들이 빽빽히 차 있는 물질을 condensed matter라고 부른다. 기체의 온도가 내려가면 액체로 변하고 더 온도가 내려가면 고체가 된다. 그 과정에서 phase change, 상변이를 급격하게 일으키는 지점이 발생한다.

 

상변이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것을 상변이로 정의하면 사실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이 순간에도 액체는 계속 증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상변이는 연속적으로 변하던 물리적 특성이 불연속적으로 변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아래 설명에서 보면 dp/dv, 부피에 따른 압력의 변화가 불연속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1차 미분값의 불연속은 1차 상전이라고 부르고, 2차 미분값의 불연속 점에서 2차 상전이가 발생한다고 얘기한다. 우리가 얘기하는 액체 고체 끓는 점은 1차 상전이(phase transition) 현상에 해당한다.

 

상변이는 아주 독특한 현상인데, 우리가 워낙 자주 봐 왔기에 그 신비함을 체감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액체의 온도를 높이면 분자들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하고 그것들이 주변의 손을 뿌리치고 자유를 향해서 날아가서 기체가 되는 현상은 지극히 당연스럽다. 그러나, 왜 그것이 연속적인 변화가 아니라 특정 온도, 물의 경우 대기압에서 100도에 이르는 그 순간에 급격히, 불연속적으로 이루어는가? 라는 질문은 대답이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것은 한 두번의 게시글로 간단히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현상이다.

 

그 시작은 이미 여러 번의 게시글로 올린 Vander Waals force (반데르 발스)에서 출발한다. 이미 반데르발스 힘에 대해서 수차례 게시글을 올렸지만 밴친 분들 중, 수식적으로 이해하신 분들은 아마 거의 한분도 없을 것이다. 게시글의 마지막 방정식은 아래와 같다. 분자들 간의 인력으로 인해서 PV=NkT라는 고등학교때 배운 공식보다 압력이 더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이제 위의 수식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가로축이 입자 하나당 부피 v이고 세로축은 압력이다. 그런데,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특정한 임계 온도(critical temperature)이하로 내려가면 부피가 줄어드는데 도리어 압력도 같이 줄어드는 희안한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 구간에서는 주어진 압력 하나에 대해 3개의 지점이 존재 가능하다. 아래 그림의 좌측 점에서 안정화될 때 우리는 그 물질이 액체 상태에 있다고 얘기하고, 오른쪽 부피가 큰 지점에서 안정화 되어 있을 때 우리는 그 물질이 기체 상태에 있다고 얘기한다. 가운데 점은? 그 점은 오랜 기간 지속 될수 없는 불안정한, meta-stable 지점이다. 실제로는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가장 오른쪽에 있는 그림과 같이 액체와 기체가 공존하는 점, 비등점에 도달한다.  

 

물이 100도에서 끓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374도가 되면 액체와 기체의 구분점이 사라지는 현상, critical temperature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아래 그림은 끓는 점이 낮은 벤젠으로 실험한 그림이다. 온도가 290도를 넘기면 액체와 기체의 구분점, 액체의 경계가 사라진다. 이것을 2차 상변이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흥미로운 상변이 현상의 연구가 나중에 힉스 메커니즘의 발견으로 연결됨은 물리학 매니아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른쪽 위의 그림이 그 지점을 보여준다.

 

Critical temperature와 여러 관련식들은 아래에 보인는 바와 같이 앞서 반데르 발스 방정식으로부터 쉽게 유도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래 계산식들과 실제 측정치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반데르 발스 방정식이 기본적으로 물질의 농도가 낮은, 즉 기체 상태의 상태 방정식인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아래 정확하지 않은 식으로 부터도 자연의 큰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즉, 어떤 상태 방정식이 단순한 몇 개의 파라미터 (이경우는 a,b라는 단 두개의 파라미터)로 기술될 수 있다면, 입자들의 종류와 상관없는 어떤 emergent phenomen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현상들은 입자들의 종류나 특성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Landau (레프 란다우, 1908-1968, 196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라는 러시아의 천재 물리학자는 이에 영감을 받아서, 물질의 상태 천이에 대한 통찰력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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