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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영 - LHC

existence_of_nothing 2021. 4. 3. 12:25

 

- LHC 이야기 마지막.                 by 이강영

 

LHC 이야기의 3부, 마지막편이다. 물리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LHC, CERN 같은 말들은 들을 기회가 생긴다. LHC는 large hardron collider (대 강입자 충돌기)의 약자이고 CERN은 Conseil Euro... (프랑스어에 깜딱 놀라며) 베껴 쓸레도 자판에 없는 글자라 ㅠㅠ... 우리말로는 유럽입자 물리학 연구소이다. 전세계 입자 물리학을 연구하시는 분들 중 CERN에 안 다녀오신 분들은 거의 한명도 없을 것이다.

 

CERN에는 현재 약 2500명이 상주하고 85개국 580개 대학에서 매년 8000명의 과학자들이 방문한다. LHC는 지름이 26.7km인 지하 터널이다. 워낙 정밀한 기계이기에 허용오차는 1 cm에 불과하다. 중간 중간에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하여 계속 정밀도를 측정하면서 건설해야 한다.

 

1 cm^3 부피에 약 10^19개의 공기분자가 존재한다. 여기에 양성자 때려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초진공상태를 유지하여 그 공간안에 단 300개 정도의 공기분자만을 남긴다. 대기가 거의 없는 달표면 기압의 1/10 수준의 진공을 27km 터널내에 거의 1년내내 유지를 해야 한다. 엔지니어링의 승리이다. 터널의 구간 구간에 설치된 9300여개의 전자석이 양성자를 계속 가속시켜서 27km구간을 초당 1만 1245회 회전하면서 양성자를 광속의 99.99999991 %까지 가속시킨다. 가속된 양성자는 약 7 TeV의 에너지를 가진다.

 

두 넘만 가속시켜면... 두개의 양성자가 키스할 확률은... 당연 거의 0이다. 따라서 약 1000억개의 양성자 뭉치를 형성하고 그 뭉치가 2808개 모이면 하나의 양성자 빔을 생성한다. 그렇게 많이 모아도 길이는 수cm, 폭은 1mm 정도에 불과하다. 특수 상대성이론에 따라 길이가 압축되어 뭉치는 16 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굵기의 1/3)로 압축되며 뭉치 사이의 간격은 25 ns, 뭉치간의 간격은 7.5 m 정도이다.

 

뭉치와 뭉치가 서로를 향해서 돌진하더라도 이 둘은 직접 충돌하지 않으며 약 20개 정도의 양성자들만이 서로를 그냥 스치며 지나간다. 그러면 상호 작용에 따라 그 궤적이 달라지면서 검출기에 반응하며 그 에너지 궤적을 이용하여 입자들의 존재를 추측한다. 

 

아인슈타인이 비록 양자역학의 확률성을 싫어했지만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임을 밝혀내고 양자역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 (광량자이론.. 노벨상 수상). 빛이 파동이면서 물질이라면 우리 몸은 도리어 파동이 아닐까? 설마! 그러나 한 천재, 드브로이는 그의 박사 과정 논문을 통하여 그것이 진실임을 밝혀낸다. 박사 학위 논문이 바로 노벨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는 드브로이파 하나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그렇게 파동처럼 스치듯 지나 가면서 조금씩 에너지와 양성자를 잃어버리기에 양성자 빔의 수명은 10시간에 불과하다. 다시 새로운 양성자를 보충해야 한다. 1 테라볼트가 큰 것 같지만 사실 모기 한마리 에너지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7TeV x 1000억 양성자/뭉치 x 2808뭉치 = 400 MJ, 약 TNT 100킬로그램의 에너지, 달리는 KTX의 에너지와 맞먹는다. 

 

같은 전하의 양성자 양성자를 충돌시키려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속을 해야 하기에 2중의 공간과 전자석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전자와 양성자의 충돌은 전자가 돌고래에 부딪힌 펭귄꼴로 튕겨나갈 것이므로 안 된다. 댄브라운의 소설 "천사와 악마"에서 베트라 부녀가 반물질 1/4그램 도난당한다. 반물질 20억분의 1그램의 가격이 5천만 달러이다. 1/4그램이면 2경 5000조 달러가 필요하고 지금 기술로는 우주가 생기면서 만들기 시작해야 했다. 반물질, 반 양성자는 세상에서 그램당 가격이 가장 비싼 물질이다. 따라서 양성자/반양성자를 가속할 수는 없다.

 

가속을 위하여 1만 1700 암페어의 전류로 8.3테슬라의 자기장을 생성한다. 1만 A이면 일반 전선은 열을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니오븀/티타늄 초전도 전자석이 필요하고 우주의 온도 2.7켈빈(-170.5도) 보다 더 추운, 우주에서 가장 추운 1.9켈빈의 공간을 만든다 (액체 헬륨 초유체를 이용). 

 

1초에 3000만번의 빔 충돌이 발생하고 충돌 당 20번의 양성자/양성자가 충돌하므로 1초에 약 6억회의 양성자 충돌이 발생하고 이를 기록하려면 4경 메가바이트의 저장공간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링은 정밀한 기계 조작을 통하여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저장하여 이를 3200 테라바이트로 압축한다. 그 정보들을 다 모으면 1년에 전 세계 책 전체량의 1000배의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 !

 

CERN은 또한 WWW,, 우리들이 사용하는 월드 와이드 웹을 탄생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학자들끼리 효율적인 정보 교환을 위하여 존 버나스리는 1990년에 세 계 최초의 웹 사이트 http://info.cern.ch를 만든다. 지금도 전 세계의 컴퓨터를 스파이더가 꼬물꼬물 돌아다니면서 정보들을 긁어오고 있다. 전 세계를 아우러는 초연결 망이 탄생한 곳이 바로 LHC가 있는 CER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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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LHC에서 신의 입자 힉스 입자가 발견된다. 존재들에게 질량을 선물하는 입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 바로 앞에, 내 안에... 전 우주에 힉스 field가 깔려 있고, 지금도 질량을 가진 대부분의 존재들은 힉스 장과의 상호 작용을 통하여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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