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재규격화에 관한 단상 본문
코로나 때문에 가장 빠른 길로 직진해서 출근하다가, 요즘은, 다시 예전의 돌아가는 길로 출근한다. 20여분 더 걸리는 길이지만, 가는 길에 조그만 산과 공원이 있어서, 그곳에서 사람들이 없을 때에는 마스크를 조금 내리고 걷는다. 요즘은 공원들에 벤치 프레스 운동기구들이 있는데, 요즘 근력 운동에 재미를 들였다. 처음에는 한번도 들기 어렵든 무게를, 요즘은 가볍게 몸풀기 하듯이 들어올린다. 내공, 내 몸에 근육 세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비가 주룩주룩... 어렸을 때에는 비오는 날을 싫어했다. 일단, 비가 오면 기분이 다운되고, 우산을 챙겨야 하기에 팔들이 자유롭지 않고, 때로는 신발에 물이들어오고, 옷들도 젖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든 요즘은, 맑은 날은 맑은 날데로, 따뜻한 햇볕을 받아서 좋고, 오늘같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은, 비오는 산길에 가득찬 풀과 나무 내음이 좋다.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모든 상황들이 좋고, 이렇게 여유를 가지게 만들어준 퇴적된 시간의 무게감도 좋다. 아무리 힘든 일도, 그 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왜 젊은 날, 힘든 것들이 그렇게 많았을까..

우리는 흔히 이것은 크고 저것은 작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큰 것은 더 큰 것 앞에서는 작은 것이고, 작은 것은 더 작은 것 앞에서는 큰 것이다. 절대적으로 크다는 것이 때로는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크다는 개념 조차도 나를 현혹시키는 개념일 수 있다. 흔들리는 것은 깃발도 아니요, 바람도 아니요.. 그것은 네 마음일 뿐인즉...^^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재규격화 군 이론이다.
Renormalization group theory 이다. Kenneth G Wilson은 1982년에 재규격화 이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윌슨은 1961년 쿼크의 발견자인 Murray Gell-Mann에게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물리학에 있어서, 규모, scale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연구를 진행했지만, 초기에 논문을 별로 써지 못한다. 그러나, 겔만의 수제자이고, 천재로 이미 명성이 자자해서 하버드, CERN, 코넬대에서 연구를 이어간다.

"Critical Exponents in 3.99 Dimensions" 이라는 제목도 아리송송한 4페이지 짜리 논문에서 그는 크기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물리학계에 제시한다. 물체가 임계점(critical point) 도달하게 되면, 액체와 기체의 구분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액체와 기체는 보통, 부피 즉 크기의 차이로 상태를 구분한다. 액체는 입자들이 적은 부피에 존재하고, 기체상태에서는 큰 부피로 존재한다. 그러나, 임계점에 다다르면 그러한 크기의 의미는 사라진다. 큰것은 작은 것이 되고, 작은 것은 큰 것이 된다.

물리학자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강의는, 쉽게 설명해도 그 의미를 물리학에 대한 기초가 없는 이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아예 모르면 상관없지만, 때로는 내공이 부족한 상태에서 입맛데로 해석하면, 주화입마에 빠져서 엉뚱한 소리를 할 수도 있기에 강의를 하는 것도, 그것을 듣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 Kaos의 초끈 이론 강의를 듣다보면 여러가지 duality 얘기들이 나온다. 예를 들면 T-duality, Mirror-symmetry 같은 용어들이 나온다.

작은 것들에 대한 얘기는 때로는 아주 큰 것들에 관한 얘기와 맥락적 구조가 일치하는 경우들이 있다. QFT, 양자장론은 아주 작은 것들의 세계에 관한 얘기이고, Gravity 는 아주 큰 것들에 관한 얘기들이다. 때로는, 아주 작은 것들에 관한 얘기들이, 아주 큰 것들에 관한 얘기로, 즉, surface의 QFT 이론이, bulk의 Gravity 이론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실제로, Gravity 로 관찰되는 모든 현상들이, 실제로는 그보다 한차원 작은 세상의 물리현상으로 설명된다는 것은, 존재의 본질.. 우리의 본질은 information, 정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도 있다.

재규격화 이론은 1.Coarse-Graining, 2. Re-scale, 3. Re-normalize라는 세 과정을 거친다. 인간들이 본질을 그대로 바라보기는 어렵다. 인간들은 우주에 비해서 티끌만큼도 안될만큼 시간/공간/에너지 scale이 작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작은 것들의 평균들이 만들어내는 창발 현상을 바라볼 뿐이다. 물리학자들은, 지금도 새로운 입자 가속기가 더 높은 에너지 스케일이 가져다 줄, 새로운 물리현상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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