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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그라핀

existence_of_nothing 2021. 6. 21. 10:24

 

 

우주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지만, 사실, 우주의 신비는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옆에, 내 안에 있다. 세상은 수많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표준모형은 그 작은 것들로 원자를 구성할 때까지의 얘기를 주로 한다. 17종의 기본 입자들, 6종류의 렙톤, 6종의 쿼크, 4종의 보존, 그리고 우주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힉스입자들이 그들이다.

 

작은 것들은 힉스장과 상호 작용하여 질량을 획득하고, 양정자나 중성자같은 하드론 입자의 경우, 쿼크들은 글루온 장과 상호 작용하여 질량은 거의 100배 증폭된다. 이렇게 힉스/글루온 장과의 상호작용으로 생긴 질량은 작은것들에게 서로를 끌어 당기는 힘을 부여하고, 그 힘에 이끌려 그들은 항성/행성을 이룬다.. 실제로 그 작은 것들은 장의 형태로 온 우주에 퍼져 있으며, 작은 것들의 장이 출렁일 때 마다, 때로는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에너지만 남기고 사라지기도 한다. 

 

물질을 이루는 입자들은 기본적으로 페르미온 입자들이며 양성자, 전자, 중성미자들이 그들이다. 원자를 벗어난 중성자는 10분 이내에 약력 붕괴하여 양성자로 변하지만, 원자핵의 내부에서 그들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머무른다. 원자핵 내부에서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끊임없이 파이온 중간자를 주고받으며, 이것이 10^-15m라는 좁은 공간에 양성자들을 가두는 핵력의 원천이다.

 

페르미온 입자들은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지배받는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의 양자 상태를 2개의 입자들이 동시에 점유할 수 없으며, 그것 때문에, 입자들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은 서로 중첩되어 존재할 수 있고, 서로의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경쟁도, 삶의 의지도, 의식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2개의 원자가 가까이 접근하면, 전자들의 파동함수가 중첩된다. 이 경우, 배타원리에 의해서 2개의 파동함수는 분리되며, 그 중 하나의 파동함수는 분리된 상태보다 낮은 에너지 상태를, 나머지 파동함수는 분리된 상태보다 높은 에너지 상태를 가진다. 이 때, 2개의 전자가 낮은 에너지 상태를 스핀 업/다운 상태로 공유하는 것을 공유 결합이라고 부른다.

 

전기 음성도의 차이가 큰 두 원자, 혹은 이온 상태의 두 원자가 만나면, 예를 들면 Na+와 Cl-이 만나면, 그들은 전자기적인 힘에 의해서 결합되고 이것을 이온 결합이라고 부른다. 때로는 원자들이 격자 구조를 이루고, 전체 전자들과 전체 원자들 간의 파동함수의 중첩이 발생하며 이를 금속 결합이라고 부른다.  

 

어떠한 결합이 강한가.. 화학시간에 보통 이온>공유>금속이라고 배우지만, 그것은 의미없는 질문이다. 연필심은 탄소들의 공유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쉽게 뚝뚝 부러지지만, 같은 공유결합인 탄소 나노튜브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 것을 고려할 정도로 강도가 강하다. 

 

몇년전까지 차세대 반도체 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그라핀을 얘기했었다. 지금은, 여러가지 문제들로 그 인기가 조금은 시든 상태이지만, 물리학자들이 여전히 많이 연구하고 있는 소재중 하나이다. 생명체를 이루는 탄소 뼈대는 주변의 4개의 탄소와 3차원 구조의 공유결합을 하고 있지만, 그라핀은 주변 3개의 탄소와 공유 결합을 하고, 남아있는 전자들 간에 약한 파이 결합을 하는 2차원 평면 구조로 되어 있다.

 

그 결과, 6각형 벌집 모양의 격자 구조가 층층이 쌓인 구조로 되어 있으며, 두께는 0.2nm로 원자 1개의 두께이다.  그라핀 sheet를 돌돌말면 2차원 원통의 탄소 나노 튜브(CNT, carbon nano tube)가 되며, CNT는 구리보다 100배의 전기 전도성과, 강철보다 200배 쎈 강도, 다이아몬드의 2배의 열전도율을 가지면서도 쉽게 휘어진다. 단, 제조가 쉽지 않기에 가격이 비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라핀의 물리적 특성은 1947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원자 1개의 그라핀층의 분리가 쉽지는 않았기에, 그것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하지 실험이나 검증은 어려운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은 A. Geim과 K.Novolesov라는 두 물리학자에게 수상된다. 그들의 공로는 그라핀층을 최초로 성공적으로 분리하여, 소재 분야의 기술적 혁명의 토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방법은 참으로 기발하고 대담하였다. 스카치 테이프로 연필심을 긁어내어 유리판에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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