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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뒤썅, "샘"

existence_of_nothing 2021. 7. 15. 14:32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뒤샹은 20세기초 프랑스에서 다다이스트로 활약한 작가이다. 대표작은 아래의 조금 거시기하게 생긴 "샘:이라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작기간은 몇 초 안 걸렸을 것이다. 마트에서 바로 사온 변기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미술계에 던지는 화두는

 

자신이 직접 창조하지 않은 "레디메이드", 자신이 직접 작업하지 않은 작품이라도 새로운 의미를 창출(부여)하면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는가...

 

1917년 뉴욕 한 갤러리에서 새로운 미술 사조를 장려하고자 독립전시회를 기획한다. 조건은 아무나, 출품비만 내면 자유롭게 전시한다는 것이다. 뒤샹은 이 전시회의 전시위원이었으나 몰래 "Mutt"라는 가명으로 가게에서 산 변기를 출품한다. 웅성웅성... "이거 모지..., 일단은 변기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세히 보니 진자 따끈따끈한 최신제품 변기이네... 아마 가격표도 있었을 겁이다" "... 흠...흠", 그리고는 전시위원들은 원칙을 깨고 그 작품의 전시를 거부한다. 뒤샹은 사후에 "머트"라는 작가가 세가지 일을 했다고 얘기한다. 먼저 새로운 오브제(주제)를 선택했고, 새로운 명칭(샘)을 부여했고, 원래와 다른 기능을 창조했다"고 하면서 전시회 위원회의 자의적인 원칙 파기를 꼬집었다. 

 

그 다음, 그는 아래와 같은 요상한 작품도 제작합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모나리자엽서에 거의 장난식으로 수염을 그려넣은 것이다. 수염달린 모나리자.. 작품이름은 "L.H.O.O.Q", 의미는 "엘,아슈,오.오.뀌", "그녀는 뜨거운 엉덩이를 가졌다" 이다.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던, 모나리자의 여성스럽고 우아한 자태는 사라지고 남성성이 강조된 이작품의 화두는

 

예술품은 본질적인 아우라를 가지고 있느냐...

 

 

세번째 작품은 "계단을 내려가는 나부(누드)"이다.  누드라는 말에 귀가 쏠깃하여 자세히 보았지만, 보다시피 욕만 나온다.  이 작품으로 뒤샹은 미국에서 주목받는 스타 미술가가 된다. 피카소는 3차원의 이미지를 2차원 평면에 그리는 큐비즘(입체파)을 창조하였고, 뒤샹은 큐비즘에 더해서 위에서 부터 계단을 내려가는 시간축 포함 4차원의 움직임을 2차원 평면에 그린 것이다. 

 

 

나같은 반골기질이 투철한 사람은 그의 이러한 기존 통념에 대한 해체 시도를 좋아한다. 실제로 나만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것이, 2004년 올해의 터너상(Turner prize) 시상을 앞두고 미술종사자 500명을 상대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이 큰 현대 미술작품 추천을 받은 결과 1위가 "샘"이다. 2위는 "아비뇽의 처녀들", 3위는 앤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두폭"...사실 이러한 순위매기기는 거의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따끈따끈한 변기가 1등에 언급된 것은 꽤나 충격적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고정 관념들, 도덕, 신화, 생명, 존재.... 이 모든 것을 해체하고 그 위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통상적인 "아름다움"의 의미를 그 본질적인 부분부터 용감하게 해체해버린 뒤샹에게 찬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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