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생물의 역사 본문
회사에 오는 길에 작은 공원을 지나간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식물들, 식물들은 아주 오래전 동물들과 다른 삶의 길을 따라갔다. 동물들은 공간을 지배하면서 시간을 포기한 반면, 식물들은 공간을 포기하면서 시간의 삶을 선택했다.
식물들은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시기에 생명적인 부분의 대부분, 잎과 열매를 포기한다. 그보다 더 환경이 좋지 못하면, 식물은 씨앗만을 남긴채, 오랜 시간을 무생물의 삶을 영위한다. 지구상에, 여러번의 대멸종을 통해서도 생명이 유지된 것은, 식물들의 이러한 필사적인, 자신의 DNA를 후대에 남기려는 피나는 노력에도 상당히 기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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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1억년전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다. 지구위에서 생화학 작용으로 발생한 것인지, 외계에서 기원한 것인지 아직도 말이 많다. 오파린은 원시대기의 메탄/암모니아/수증기에 잦은 벼락이 에너지를 공급하여 유기물이 생성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오늘날은 지구위에서 발생했다면 해저 열수구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는 것이 유력하다. 열수구 주변은 펄펄 끓는 고온이고 산소도 희박하지만, 100도가 넘는 열수구에 초호열성 메탄생성균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내가 존재할 확률 ~ 우주가 탄생활 확률 x 생명체가 탄생할 확률 x 인간이 탄생할 확률 x 내가 존재할 확률을 대략 계산해 보면 1/10^(3만~100억) 정도라고 한다. 자세한 수치는 의미가 없고, 가장낮은 수치를 택하더라도, 내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타이핑을 할 가능성은 거의 확률 1로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교회에 다니면서 신에게 기적을 보여 달라고 기도할 필요가 없다.
생명의 탄생을 얘기하면 항상 나오는 질문이 있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DNA가 먼저인가 아니면 단백질이 먼저인가이다. DNA가 있어야 단백질이 있을 수 있고(central dogma 이론), 단백질이 있어야 DNA를 복제할 수 있다... 하나의 해결책은 두가지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RNA world 이론 이다.
산소가 없이 고등 생명체는 존재하지 못한다. 산소는 최외곽 전자가 2개 모자라기에 옥텟룰을 채우기 위하여 집요하게 전자 2개를 찾아 다닌다. 그러한, 전자에 대한 사냥 본능으로 산소는 아주 많은 것들과 자연스럽게 결합한다. 자유전자가 많은 금속들은 산소의 좋은 먹이이며, 따라서 많은 암석들은 산소와 결합해 있다. 암석들, 흔히 말하는 규산염, 탄산염, 황산염, 인산염 광물들은 Si, Ca, S, P가 산소와 결합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끝이 염, 염기(OH-)로 끝난다.
그러한 산소의 식탐을 이용하여 생명은 호흡의 결과물인 태양에너지에서 시작한 전자를 회수하는데 사용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산소들, 활성 산소들은 세포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기에, 때로는 생명체를 위협하는 존재, 노화와 암의 주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시 지구에서 세균들은 산소를 피해다녔다.
30억년 전, 시아노 박테리아라는 세균은 용감하게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가내 수공업, 탄소의 합성 사업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산소라는 유해물질이 나오는데, 그것은 신속히 자신의 몸 바깥으로 뿜어내었다. 이 때 발생한 산소는 동료 미생물들을 대멸종시켰고, 일부는 이를 피해 다양한 환경으로 숨어살았다. 이러한 세균을 혐기성 세균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황산염 세균은 황을 이용한 호흡을 한다. 그들 중 일부는(lactic acid bacteria) 우리 몸, 대장속으로 들어와서 무산소 발효를 통해서 에너지를 얻고, 우리는 그 부산물인 다양한 영양분을 얻는다.
38억년전 탄생한 생명은 핵막이 없는 원핵생물이었다. 원핵 생물은 에너지 대사율이 극히 낮아서, 복잡한 구조체를 전혀 생성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20억년전 어느날 원핵생물이 섭취한 먹이가 소화가 되지 않고 살아남음으로써 두 생명체의 공생이 시작된다. 먹힌 놈은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대신 에너지를 공급하고, 먹은 넘은 노예인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를 착취하여 제국을 형성하게 된다. 진핵세포, 세포내 사회가 탄생한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하여 숙주를 조종하여 건강한 숙주를 획득하기 위해서 섹스를, 건강하지 않은 숙주를 소멸시키기 위하여 세포사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한다. 숙주는 노예를 얻었으나, 도리어 노예가 숙주를 좌우하는 이러한 아이러니..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은 세포 수준에서도 성립한다. 세포내에는 이러한 미토쿤드리아가 적개는 100개, 많게는 3000개 정도가 존재한다.
오늘날 식물에서 보이는 광합성을 하는 기관인 엽록체도 원핵세포가 시아노 박테리아를 포획하여 노예로 부린 것이라는 세포 공생설이 유력하다. 엽록체도 미토콘드리아와 같이 자체적인 DNA와 세포막과 비슷한 이중막(외막, 내막)을 가지고 있다. 세포내에 적게는 20개 많게는 60개 정도의 엽록체가 존재한다.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 박테리아, 남세균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한 산소는 초기에는 철을 비롯한 여러 금속/비금속들과 결합하여 해저 암석에 녹아들다가 이들이 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들게 되자 대기의 산소 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20억년전부터 산소의 대기 농도는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일부 혐기성 세균들의 대멸종을 불러온다.
대기속 산소는 육지의 암석들에게 포획당하다가 더 이상 포획이 힘들자 5억년, 캄브리아기의 전후에 폭발적인 대기중 산소 농도의 증가와 함께 생명체들의 양산을 가져온다. 이를 GOE(great oxygenation event, 산소 대폭발 사건)라고 부른다.
그러나 페름기와 트라이아스기에 걸쳐 시베리아 지역의 조산작용에 의해서 화산폭발로 발생한 CO2/메탄가스가 극심한 온실효과를 불러일으켜 (대기온도 50~60도, 해수표면온도 40도) 대기 온도를 6도 증가시켜서 생명체의 60~90%가 대멸종하고(시베리아 트랩가설) 산소농도는 급격하게 떨어진 후, 서서히 현재 대기 농도 수준으로 복귀한다. 오늘날, 인간에 의해 대멸종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있다는 불길한 의견도 있다.
이제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와의 연합군을 이룬 세균들은 태양의 강한 자외선, 밤과낮의 극심한 온도 차이, 생명에 필수적인 물에 대한 접근, 모두가 힘든 육상으로 올라오기로 결심한다. 항상 그렇듯이, 모든 집단에는 돌연변이들, 조나던 같은 갈매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초의 육상 식물은 이끼류, 그 다음은 양치류 등으로 진화한다. 이 모든 것은 약 4억5천만년전 고생대에 이루어진다. 그들의 노력으로 대기 중 산소의 농도는 증가하고, 드디어 4억3천만년전부터 절지동물을 시작으로 물고기들이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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