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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이론

열역학 법칙들

existence_of_nothing 2021. 2. 15. 09:31

입자 물리의 수식들은 하나의 식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열 및 통계 역학에서는 변수들간의 종속 관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형태의 표현이 가능하고, 에너지의 정의도, 내부에너지(internal energy), 헬름홀츠 자유에너지 (Helmholtz's free energy), 깁스의 자유 에너지 (Gibb's free energy) 등 여러가지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에 통계역학을 처음에 공부할 때 혼동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을 sommerfeld라는 물리학자는 아래와 같이 표현한다. 처음에는 혼동이 오고, 어느정도 학습하면 아는 듯 생각이 들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면 모르지만 익숙해져서 그냥 받아들이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열역학이 흥미롭다는 얘기이다.

 

“Thermodynamics is a funny subject. The first time you go through it, you don’t understand it at all. The second time you go through it, you think you understand it, except for one or two small points. The third time you go through it, you know you don’t understand it, but by that time you are used to it, so it doesn’t bother you any more.”

 

참고로 sommerfeld는 하이젠 베르그와 파울리 등 쟁쟁한 3명의 노벨상 제자들을 배출했지만 본인은 81번이나 노벨상에 nominate되고도(노벨상 최다 후보자) 한번도 수상을 못한, 어떻게 보면 불운한 물리학자였다. 노벨상위원회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열역학은 통계역학이 탄생하기 전에, 분자나 원자의 구조도 제대로 알기 전에 산업적 필요성에 따라 탄생한 학문이다. 볼츠만, 깁스 같은 천재들이 나타나기 전의 열역학에서는, 미시 상태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하지 않고 주로 시스템의 거시적인 상태만을 얘기하였다. 

 

시스템의 상태는 거시적인 상태 변수들, 예를 들면 P(압력), V(부피), T(온도), S(엔트로피)로 기술되었다. 그 변수들 모두가 독립적이지는 않기에 열역학을 처음 공부할 때 나같은 경우에는 혼동이 많았고, 학문 자체가 조금 지저분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예를 들면  에너지의 경우도, 내부에너지 U, 열 혹은 열량 Q, Helmholtz 자유 에너지 F, 엔트로피 S, 엔탈피 H, Gibbs 자유 에너지 G 등 일견 비슷해 보이는 것들의 차이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열(heat)이란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정의하고 설명해 보라고 하면 밴드에서 몇 명이나 제대로 얘기할 수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흔히들 열을 에너지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고, 실제로 열 에너지라는 것은 보편적인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물리학 교과서에서 정의하는 열은 에너지와 같은 상태 변수가 아니다. 열은 온도차에 따라 두 시스템 간의 이동하는 에너지의 흐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캠브리지 Tong 교수의 열역학 강의 노트에서 이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Heat is not a type of energy. It is a process — a mode of transfer of energy. There is no sense in which we can divide up the energy E(p, V ) of the system into heat and work. We can’t write “E = Q +W” because neither Q nor W are functions of state.

 

열, 불에 대해서 인류는 오랫동안 경험했지만, 그 정체는 최근에 와서야 밝혀진다. 최초로 과학적으로 열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1787년 라브와지에가 “caloric theory”로 설명하고 열을 액체의 흐름과 같은 것으로 설명하였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액체가 흐르듯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열이 유체처럼 흘러가고 그 양은 보존된다고 말이다. 물론 열은 물질이 아니니 이러한 설명이 문자 그대로는 맞지 않다. 그러나 19세기 중반까지도 열량 이론은 카르노(Carnot), 클라페롱(Claypeyron), 클로지우스(Clausius)등에 의해서 발전되고 그 당시까지 정상이론으로서 여러 열역학적 현상들을 잘 설명하였다.

 

그러나 럼포드(Rumford)라는 과학자가 포탄을 둥글게 연마하는 과정에서 몇번을 가공해도 열이 생성됨을 지적하며 열이 보존되는 유체라는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Joule이라는 과학자가 mechanical work이 열로 변환됨을 지적함으로써 실제로 열이 (물질이 아닌) 에너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지적한다. 

마침내 1847년 헬름홀츠(Helmholtz)가 열은 온도에 따른 에너지의 흐름이라는 열역학 제 1법칙을 발표함으로써, 열이 보존되는 액체가 아니라 실제로 에너지 보존의 원리에 따라 온도차에 따른 두 시스템 간의 에너지의 흐름으로 정의함으로써 칼로리 이론의 종식을 가져온다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개념은, 마찰력의 존재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그 전까지는 직감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열역학은 4개의 법칙으로 구성된다. 간단하게 기술하면 아래와 같다

 

1.  0법칙: A~B이고  B~C 이면 A~C이다. 이것을 수학에서는 equivalence relation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는 평형상태를 의미한다. A가 B와 평형이고 B와 C가 평형이면 A와 C는 평형관계이다는 얘기이다. 0법칙에 따라 평형상태의 상태 변수인 온도가 정의된다. 시스템 A가 B와 온도가 같고, B와 C의 온도가 같으면 A와 C도 온도가 같다는 의미이다. 열역학 제 0 법칙에 따라 온도라는 상태 변수를 정의할 수 있다.

2. 1 법칙: “The amount of work required to change an isolated system from state

1 to state 2 is independent of how the work is performed.”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의미한다.

여기서 Q는 열 혹은 열량이라고 부르는 값이며 W는 시스템이 외부에 대해서 한 일이다. 왜 어떤 변수는 dE라고 하고 어떤 변수는 delta Q라고 다르게 표시한 것일까? 

 

시스템이 (P1,V1)상태에서 (P2,V2) 상태로 이동할 때, E는 initial/final state만의 함수인 상태 변수인데 반해, Q와 W각각은 이동 경로에 의존하기 때문에 상태 변수가 아니다. 수학적으로는 dE는 exact form(differential)으로 표시되는데 반해 Q와 W는 exact form으로 표시되지 못한다고 얘기한다.

 

열역학 제 1법칙에 따라 에너지라는 상태 변수를 정의할 수 있다.

3.  2법칙: 열 역학 제 2법칙은 사람들이 흔히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법칙 중 하나이다. 흔히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닫힌 계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고 얘기하지만 그것은 법칙의 결과일 뿐이다. 이를 C. P. Snow 라는 물리학자 겸 영문학자는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이를 표현한다.

 

“Once or twice I have been provoked and have asked company how many of them could describe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the law of entropy. The response was cold: it was also negative. Yet I was asking something which is about the scientific equivalent of: ‘Have you read a work of Shakespeare?’ ”

 

사람들에게 엔트로피가 무엇인지 질문하면 과학적으로 정확히 이를 정의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냥 단순히 시스템의 무질서도 (disorder)가 아닐까 라고 설명할 것이다. 그러면 무질서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질문하면 그 다음에는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현대 물리학에서 엔트로피를 무질서도란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열역학 제 2법칙은 시간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의 시간의 흐름이란 열역학적 시간의 흐름이다. 미시적인 세상에서 물리학 법칙은 time reversal symmetry가 존재한다. 즉,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리현상을 시간을 반대로 하여도 그 또한 자연스러운 물리 현상이라는 것이다. 컵이 깨져있는 상태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깨어져 있던 컵이 제대로 붙는 과정도 똑같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미시적인 상태가 수도 없이 모인 거시적인 세상에서는 그러한 현상, 즉 엔트로피의 흐름에 반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열역학 제 2법칙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 형태로 기술되는데, 그 둘은 동일한 법칙을 모습만 다르게 표현한다.

 

- 켈빈의 정의: 

“No process is possible whose sole effect is to extract heat from a hot reservoir and convert this entirely into work”

일은 열로 100%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열을 일로 100%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 클로지우스의 정의: 

“No process is possible whose sole e↵ect is the transfer of heat from a colder to hotter body” 차가운 물체에서 뜨거운 물체로 열이 흐르지 않는다.

 

위의 두 법칙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클로지우스 엔트로피를 정의할 수 있으며,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라 고립계 혹은 단열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절대로 감소할 수 없다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클로지우스가 보인다.

삭제

< 켈빈 > <클로지우스>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라 엔트로피라는 상태 변수를 정의할 수 있다.

 

4.  3 법칙: 열역학 제 2법칙은 반응 전후의 엔트로피의 변화량을 얘기한다. Nernst’s postulate라고 불리는 열역학 제 3법칙은 절대온도 0도에서(수렴할수록) 엔트로피는 상수가 된다이다. 즉, 

 

The entropy of a system approaches a constant value as its temperature approaches absolute zero. 

 

결과적으로 온도 0도 부근에서 열용량은 0으로 수렴한다.

 

다른 3가지 법칙과 달리 제 3법칙은 state variable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0법칙의 경우, 온도 T라는 state variable을 정의하게 하고, 1법칙의 경우 energy E, 제 2법칙의 경우 엔트로피 S라는 (경로에 무관한) 상태변수를 정의하게 하지만, 제 3법칙은 그렇지 않다.

 

또한 나머지 3개의 법칙은 고전 역학적으로 기술될 수 있는데 반해서 제 3법칙은 양자역학적으로만 기술되는 법칙이다. 양자역학적으로 에너지 레벨이 discontinuous 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며, 엔트로피가 0이 아닌 이유는 energy eigen value가 0에 여러 개의 ground state가 존재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degeneracy라고 부른다).

 

또한 열역학 제 3법칙에 따라 절대 온도 0도는 절대로 달성할 수 없다. 최대한 근처에 갈 수는 있겠지만, 그 근처에 이르면 엔트로피의 변화량이 0이 되기 때문에 시스템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양자역학적으로도 절대 온도 0이란 있을 수 없음을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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