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자연은 왼손잡이 본문
2013년 노벨상은 엥글레르와 Higgs에게 수상된다. 2012년 힉스 입자를 발견한 공로이다. 그 시작은 1964 Pysical review letter에 등장한 작은 논문에서 시작한다. 우리 눈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던, 진공이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장 (field)로 가득차 있다는 이상한 얘기이다. 이 장은 그 자체로 무색무취하지만 세상의 많은 입자들과 상호작용하고, 그 정도가 질량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 아이디어는 사실 초전도체 이론에서 시작한다. Photon이 bound된 상태에서 질량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50년이 지나서, 반백년이 지나서야 수상된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특수 상대성이론 10년 뒤 일반 상대성이론을 발표한다. 그러나 정작 노벨상은 1921년 광전효과, 즉, 빛이 실제로는 입자라는 양자역학에 대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상대성이론의 엄밀하고 직접적인 증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랙홀 복사의 스티븐 호킹, 펜로즈 다이어그램으로 유명한 로저 펜로즈, 인플레이션 이론으로 우주론의 많은 문제의 해결 방향을 제시한 알란 구스, 현존 최고의 물리학자라고 얘기하는 에드워드 위튼도 노벨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게 노벨상은 철저히 오랫동안 검증되고, 물리학계에 기여도가 충분히 확인된 후에야 수상된다.
그 반면 드브로이는 1924년에 ‘사물의 이중성’이라는 이상한 내용의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물질이라고 불렀던, 입자라고 불렀던 존재가 파동으로 묘사될 수 있다는 이상 야릇한 얘기이다. 그의 지도교수인 당대 프랑스 최고의 물리학자인 랑주뱅은 이 이상한 내용으로 학위를 수여해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아인슈타인에게 논문을 소포로 부친다. 원래는 퇴짜를 놓을 핑계거리를 찾고 있었으나, 아인슈타인은 대단한 걸작이라고 격찬하고 그는 바로 스폿라이트를 받는다. 1926년에 니켈금속에 전자빔을 쏘는 과정에서 생긴 간섭 무늬로 실험적으로 입증되고, 1929년 바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학위 논문 제출 후 바로 5년만에 노벨상을 받은 것이다 (사실 학위 논문으로 받은 유일한 사례이다). 아주 예외적이다.
이번 포스팅에서 1956년에 물리학계를 뒤흔든 발견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대칭을 가차없이 파괴한, 물리학자들의 순수한 소망을 깨어버린 실험이다. 그 결과가 얘기하는 것은 자연이 극히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자연은 좌파를 선호한다. 좌파는 2x2 행렬에 의해서 묘사되어야 하고, 우파는 1x1 행렬에 의해서 묘사되어야 한다. 이것을 chiral theory라고 한다. 만약 좌우를 구별하지 않으면 vector theory라고 한다. 약력은 chiral theory이다. 전에 보여준 물리학자들의 수식이 심하게 지저분해진 큰 이유가 바로 1956년의 사건때문이다.
거울을 바라보자. 거울에서 우리는 좌우가 바뀐다. 즉, x,y축에 대해서 대칭적으로 모습이 바뀐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로, 오른손 잡이는 왼손잡이가 된다. 어렸을 적에 거울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희안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며, 그 세상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에 빠지기도 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물리학적인 용어로는 parity symmetry가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즉, 파동함수 f(x,t)를 f(-x,t)로 변환하여도 물리 법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Discrete symmetry의 예이다. C(charge), P(parity), T(time reversal)이 대표적인 discrete symmetry 이다. 그리고, 수 많은 실험을 통해서 패리티 대칭성은 당연히 성립한다고 물리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1927년에 유진 위그너 박사가 패리티 대칭성을 주장한 이후로, 전자기력과 강력에서 패리티 대칭이 성립하지 않은 실험은 없었다.
자연에는 자연스러운 입자 가속기가 있다. 바로 우주선이다 (cosmic ray). 예전에 물리학자들은 우주로부터 온 입자들이 남긴 궤적들을 안개상자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추적하여 새로운 입자들을 발견하고는 하였다. 그런데 1947년에 발견된 Kaon이라는 입자의 행동을 추적하던 물리학자들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다. 사실 Kaon이 발견되기 전에 그 입자는 theta와 tau라고 불렸다. 그 둘의 입자는 아래식과 같이 변환되었다.
양자역학에서 2개의 입자들의 파동함수는 각 파동함수의 곱으로 묘사된다. 따라서, 2개 입자가 존재하는 경우 전체 패리티는 각 패리티의 곱으로 묘사된다. 파이온 입자의 parity는 -1로 알려져 있었고, 위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theta입자는 +, tau입자는 -의 패리티를 가진다. 만약 패리티 자체가 보존된다면 즉 한 입자가 하나의 패리티에서 다른 패리티로 모습을 바꾸지 않는다면 tau와 theta는 명백히 다른 입자여야 하고 질량/전하량 등 어떤 점에서도 차이가 나야 하지만, 과학자들이 아무리 정밀하게 측정해도 그 둘에서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것을 “tau-theta”puzzle라고 하여 그 당시 물리학자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과학의 진보는 연속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인가, 아니면 패러다임 변환에 따른 혁명적인 과정인가? 이전에 얘기한 바슐라르는 인식론적인 단절을, 쿤은 패러다임 변혁에 의한 양자적 도약을 얘기하였다. 그 당시 많은 과학자들은 그들의 틀 안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었으나, 두 명의 중국 물리학자들은 생각이 달랐다. Tsung-Dao Lee와 Chen-Ning Yang (보통 Lee & Yang 이라고 한다) 이라는 두 물리학자들은 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이전의 모든 실험 결과들을 검토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수많은 이전 실험결과들에서 약력 (weak force)에 관한 패리티 대칭성의 실험결과가 전무함을 발견한다. 그들은 그 사실에서 영감을 얻어서 과감한 시도를 한다. “자연은 그렇게 공정하지 않다… 패리티 대칭성이 약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그들은 바로 당시 최고의 여성 실험물리학자 중 한 명이었던 Chien-Shiung Wu 박사에게 그들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제안한다. Co-balt 60 이라는 물질이 붕괴되는 과정을 면밀히 조정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외부 자기장외의 모든 영향, 조금의 thermal perturbation이라도 제거하기 위하여 0.003K라는 거의 절대 온도 0도로 내리는 어려운 실험을 수행한다. 그 결과는 거울에 비친 세상은 실제의 세상과는 전혀 대칭적이지 않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한다.
자연이 이렇게 지저분하다고…? 절대로 그럴리가 없지.. 자연은 항상 무사 공평하지 않은가.. 우주가 왜 왼손잡이만 좋아하고, 오른손잡이는 싫어하는가… 인간의 고정 관념은 그러한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며, 파울리는 그 실험 결과를 듣자 마자.. “그거 다시 실험해야 해…”라고 반응한다. 그리고, 1년동안 수많은 재현 실험의 결과 그들의 결과는 옳은 것으로 밝혀지고, 1957년, 이론을 낸 바로 다음 해에 그들은 노벨상을 수상한다. 불행히도 Wu는 그 발견에 큰 기여를 하였음에도 노벨상에서 제외되고 Lee & Yang만이 노벨상을 수상한다. DNA 발견과정에서 제외된 프랭클린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우주와 마찬가지로 인간 세상도 그렇게 공정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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