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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existence_of_nothing 2021. 4. 8. 15:32

 

국가란 무엇인가       by 유시민

 

이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제목도 비슷하고 책의 논리전개도 비슷한 식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정의란 무엇인가보다는 내용의 충실도가 떨어지고, 결국은 본인이 원하는 결론이 있기에, 주장하는 바 데로 논리적 흐름이 매끄럽지는 않다. 별로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밴드에서 누군가 글을 올렸고, 나는 그냥 궁금해서 읽어보았고.. 그냥 두면 다 잊어버릴 것 같아서, 내용 정리를 한번 해 보았고.. 정리해 보니 너무 잡다한 열거들이 많아서 대부분의 내용은 버리고 간단히 여기에 글을 적어 본다. 

 

우리는 국가와 정부가 다름을 이미 알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한국 혹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로서 존재 하고, 그 국가의 통치 권력은 현재 문재인 정권이 잡고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국가"란 실재와 거리가 있는 추상적인 개념이기에 그 이데아적인 본질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본질로서의 "나"는 존재하는가? "부모 미생전 본래면목", 태어나기 전의 나는 무엇인가... 나는 연기적 작용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그 변화하는 과정 자체가 나이다. 국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부와 국가를 따로따로 생각하는 것은, 일견은 맞는 견해이지만 일견은 정부의 변해가는 모습이 국가일 것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모습은 현 정권이 만들고 있다. 

 

책의 주요 의도중 하나는 국가와 정부의 차이에 대해서 얘기하려는 것 같긴 한데, 정부라고 써야 할 부분에 국가라고 쓴 부분이 다수 눈에 띈다. 저자 자신도 국가와 정부를 혼돈하고 있다. 그럴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그 권력의 실체가 보이는데 비해, 국가는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이고, 보편자의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앞 부분에서 네가지의 국가론을 설명한다. 국가주의(홉스/마키아벨리), 자유주의(로크,밀,루소,소로),  계급주의(마르크스,엥겔스), 목적주의(플라톤/아리스토) 국가관이다. 국가주의는 개인간의 사회합의에 의한 자유의 제한, 자유주의는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 계급주의는 국가는 지배자의 지배도구, 목적주의는 국가는 '국가 선'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책 중간에 애국심, 혁명이냐 개량이냐, 진보정치란 무엇인가를 많이 얘기하는데,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다. 우리는 이미 민족주의의 위험성, 애국심의 폭력성을 알고 있다. 책에서 칼포퍼와 하이에크를 예로 든다. 포퍼는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점진적인 사회개혁을 얘기하고 하이에크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자는 신자유주의를 주장한다.

 

저자는 하이에크를 겁에 질린 자유주의자로 평가절하고 포퍼의 진보적 개량의 손을 든다. 나는 하이에크에 한표를 준다. 만약 소로의 월든을 좋아한다면, 소박한 개인 생활을 즐긴다면 비슷한 의견일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진보 진영에서 보수의 소리를 내기는 어렵다. 그럴 경우, 조직의 배반자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자신의 생각을 잘 바꾸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금의 여러 혼란들도 자신의 목소리만 들으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제는 우리가 자유주의 국가론의 토대 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을 세울때가 되었다>고 믿는다 " 라고 주장한다. 책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지만 불행히도 저자의 결론이다. "정의를 수립하는 국가를 원한다"

 

다시 원래의 질문, 원천적인 질문 "정의란 무엇인가"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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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나는 내가 진보쪽 혹은 중간보다 약간은 좌측이라고 생각했었다.

인생을 반 이상 흘러온 지금, 내가 나를 잘 몰랐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와 칸트의 정언 명령은 서로 다른 얘기를 한다. 진보주의자들은 스스로 정언 명령에 따라, 자신의 신념에 따라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자연주의 상태의 생물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생존과 이익을 위하여 행동하기 때문이다. 니체, 베르그송, 스피노자.. 모두 그냥 선하게 살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생명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행동하라고 했을 뿐이다. 칸트는 양심의 목소리에 따라 정언 명령에 따라 선을 행하라고 한다. 그것은 명령일 뿐이다.

 

그러나, 왜 인간은 그러한 명령에 따라 살아야 하고, 그 목소리에 순종해야 하는가.. 조르바는 도리어 그 모든 속박을 벗어 던지고 해방감을 느끼고... 조커 조차도 최소한의 도덕감조차 놓았을 때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낀 것이 아닌가?

 

왜 선하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선하게 사는 것인가..

 

더 재미있는 것은, 칸트의 정언 명령을 따를 경우에 실제로는 더 많은 인간들이 고통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효율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국가를 추구한다고 정의로운 국가가 될 것인가... 북한이 주체 사상에 따라 모든 외세를 배격하고 독야 청청을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은 수십, 수백만명의 아사자가 속출하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의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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