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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인식하는 물질, 존재와 의식... 자연철학적 접근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유는 물리학과 철학 모두에 있어서 가장 난해한 아포리아(aporia)중 하나이며, 가장 궁극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주제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시간이란 실재하는 것인가, 시간의 본질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오랫동안 사유해 왔다. 오랜 시간동안 인류는 절대적인 시간과 시간축과 수직을 이루는 공간, 주어진 시공간의 배경하에서 물질과 에너지는 흘러가는 것으로 이해해왔다. 근대와 현대에 들면서 이러한 시간의 본질적 구조는 깨어졌다. 인간들은 4차원 시공간상에서 항상 동일한 속도, 광속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사물을 어떤 면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시간과 공간은 다른 모습을 취하고, 블랙홀의 내부에서는 우리가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공간으로, 우리가 공간으로 부르는 것이 시간에 해..

철학이나 물리학 모두에서 가장 원초적인 질문은 "왜 세상에는 무엇인가가 존재하는가?"일 것이다. 세상에 무엇인가가, 아주 많은 수의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존재"의 의미는 무엇일까... 물리학자들이 존재라고 얘기하는 것들은 크게는 물질과 에너지이고, 본질적인 것 하나만 고르라면 그것은 에너지이다. 에너지가 없이 존재하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에너지의 변화를 통해서만 우리는 무엇인가를 인지하기 때문이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물리학자들에게는 에너지는 원래 부터 있었고 그 총량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공간에 스며들어 있다고 믿는 암흑에너지에 대해서 우리가 잘은 모르지만, 그것이 무로부터 창조되었다고 설명하는 순간에 우리의 논리적인 이해 구조는 큰 타격..

많은 물리학자들은 인류가 생각한 가장 의미있는 물리학적인 법칙으로 양자역학을 뽑는다. 일반인들이 아인슈타인을 떠올리면서 E=mc^2을 얘기하는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세상에는 분명히 인간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무엇들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반드시 암흑물질이나 암흑 에너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원자의 내부에는 다시 새로운 기하학적인 구조가 존재하고, 그 구조들이 다수를 이루면 새로운 물리학적 법칙을 만든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구조를 이루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힉스가 자발적 대칭 파괴를 생각한 것은 앤더슨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수많은 작은 것들이 모이면, 그들은 각자의 성향과 관계없이 새로운 물리현상을 창발한다고 생각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인지, 요즘 한국의 날씨는 열대지방의 우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비가 자주온다. 무진장 더울 것 같은 한여름의 열기는 몇번의 작은 비바람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제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새벽에 저절로 이불을 당기게 된다. 밴드에서 물리학에 대해서 나누는 많은 얘기들은 1930년대 이전, 즉, 거의 100년 전 얘기들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1930년대 이전, 1900~1930년 사이에 나타난 수많은 돌연변이급의 인간들에 의해서 이론이 정립되었고, 1900년대 중반 인류는 우주를 이루는 궁극적인 입자 17종을 파악하면서 물리학의 한 막을 내린다. 그것들은 크게는 스핀이 1/2의 짝수배인 boson 입자와, 홀수배인 fermion으로 대별된다. 페르미온 입자들은 공간을 차지하고, 보..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뒤샹은 20세기초 프랑스에서 다다이스트로 활약한 작가이다. 대표작은 아래의 조금 거시기하게 생긴 "샘:이라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작기간은 몇 초 안 걸렸을 것이다. 마트에서 바로 사온 변기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미술계에 던지는 화두는 자신이 직접 창조하지 않은 "레디메이드", 자신이 직접 작업하지 않은 작품이라도 새로운 의미를 창출(부여)하면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는가... 1917년 뉴욕 한 갤러리에서 새로운 미술 사조를 장려하고자 독립전시회를 기획한다. 조건은 아무나, 출품비만 내면 자유롭게 전시한다는 것이다. 뒤샹은 이 전시회의 전시위원이었으나 몰래 "Mutt"라는 가명으로 가게에서 산 변기를 출품한다. 웅성웅성... "이거 모지..., 일단은 변기 비슷..

우주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지만, 사실, 우주의 신비는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옆에, 내 안에 있다. 세상은 수많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표준모형은 그 작은 것들로 원자를 구성할 때까지의 얘기를 주로 한다. 17종의 기본 입자들, 6종류의 렙톤, 6종의 쿼크, 4종의 보존, 그리고 우주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힉스입자들이 그들이다. 작은 것들은 힉스장과 상호 작용하여 질량을 획득하고, 양정자나 중성자같은 하드론 입자의 경우, 쿼크들은 글루온 장과 상호 작용하여 질량은 거의 100배 증폭된다. 이렇게 힉스/글루온 장과의 상호작용으로 생긴 질량은 작은것들에게 서로를 끌어 당기는 힘을 부여하고, 그 힘에 이끌려 그들은 항성/행성을 이룬다.. 실제로 그 작은 것들은 장의 형태로 온 우주에 퍼져 있..

코로나 때문에 가장 빠른 길로 직진해서 출근하다가, 요즘은, 다시 예전의 돌아가는 길로 출근한다. 20여분 더 걸리는 길이지만, 가는 길에 조그만 산과 공원이 있어서, 그곳에서 사람들이 없을 때에는 마스크를 조금 내리고 걷는다. 요즘은 공원들에 벤치 프레스 운동기구들이 있는데, 요즘 근력 운동에 재미를 들였다. 처음에는 한번도 들기 어렵든 무게를, 요즘은 가볍게 몸풀기 하듯이 들어올린다. 내공, 내 몸에 근육 세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비가 주룩주룩... 어렸을 때에는 비오는 날을 싫어했다. 일단, 비가 오면 기분이 다운되고, 우산을 챙겨야 하기에 팔들이 자유롭지 않고, 때로는 신발에 물이들어오고, 옷들도 젖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든 요즘은, 맑은 날은 맑은 날데로, 따뜻한 햇볕을 ..

수소원자는 우주에서 가장 간단한 구조의 원자이다. 1개의 양성자와 전자를 가지고 있다. 양성자 1개이므로 실제로 핵의 안정성을 위해서 중성자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때로는 1개의 중성자를 포함한 입자도 존재한다. 이것을 중수소(Deuterium)라고 부른다. 중수소는 자연계에 수소대비, 0.1% 미만의 비율로 존재한다. 중수소 2개가 만나면 때로는 헬륨이 때로는 삼중수소(tritium)라는 중성자를 2개 가진 입자가 발생한다. 수소에 딸린 전자의 파동함수를 물리학과 3학년생들이 계산한다. 양성자가 하나이므로 spherical symmetry가 존재한다. 즉, 어떤 방향을 바라보더라도 그 전자에게는 동일한 세상이다. potential 이 V(r)이라는 반지름 방향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을 한마디로..